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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봉우리 올라서면'여보 사랑해' 외치죠

[기타] | 발행시간: 2012.10.20일 13:00
잉꼬부부들의 행복 산행 '두레 산악회'

산을 사랑하는 만큼 부부간의 사랑 또한 하늘을 찌른다는 독특한 산악회가 있다. 전국 방방곡곡의 좋다는 산을 빠짐없이 올라 산봉우리에서 “여보! 사랑해요”를 꼭 외치고 내려온다는 이들. 50대 닭살부부 7쌍이 꾸린 ‘두레 산악회’의 산행길을 따라나섰다.

■부부 산행 9년 "한 식구 다 됐어요"

지난 10월 3일, 추석 쇤 지 하루가 멀다 하고 두레 산악회 회원들이 다시 만난 곳은 관악산 입구 시계탑 아래다. 화색이 도는 그들의 표정에선 명절을 치른 피로는 간데없고 오히려 생기가 넘쳐났다. 산에서 만나 9년 동안 우정을 쌓아온, 그래서 한 식구나 다름없다는 두레 산악회는 산에 오르는 날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주로 토요일 오후 서울 근교로 산행에 나서지만 뜬금없이 오르고 싶은 산이 떠오르거나 회원들의 기념일 등에 이른바 번개(?) 산행도 수시로 하고 있다.

오늘 두레 산악회의 산행 코스는 관악산 곰바위와 칼바위 능선을 지나는 길. 매일 얼굴 맞대고 지내는 부부 사이에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산 초입부터 여보 당신 해가며 서로 챙기고 보듬느라 수다가 이어진다.

부부가 함께하는 산악회인 만큼 가정의 평화(?)를 위한 규칙이 다양하다. "술 거나하게 마시지 않기, 담배 많이 피우지 않기 같은 규칙을 지키고 건실한 모임이 되기 위해 노력하죠. 은근히 제약이 많다 여길 수도 있지만 결국 다 몸 건강, 마음 건강에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두레 산악회를 이끄는 회장 안종춘(57·양천구 신정동)씨의 소개가 이어진다.

가벼운 산행에는 자녀들도 곧잘 따라 나서는데 이번엔 박헌준(56·양천구 신정동)씨와 박동준(57·양천구 신정동)씨의 딸 둘이 동행했다. 깎아지른 칼바위 능선도 밀어주고 끌어주는 아빠의 엄호를 받아 거뜬히 통과하는 딸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사진기에 담느라 분주한 엄마들의 모습이 정겹다.

■산 인근 장터 구경에 명소 탐방도

약수터에 도착하자 박헌준씨의 딸 박소라(28)씨가 표주박을 물에 띄우며 교사 임용고시를 앞둔 언니의 합격을 기원한다. 소라씨는 3년 전 언니로부터 간 이식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고.

"딸이 위급한 지경일 때 응원과 위로를 아끼지 않은 산악회의 도움이 컸습니다." 딸이 완치된 후부터 항상 함께 산에 오른다는 박헌준씨는 코오롱 등산학교 교육과정을 수료한 두레 산악회의 안내인이자 등반대장이다. 좋은 산과 코스를 엄선해 산행지를 결정하고 회원들의 안전을 돌보는 역할이다. 살림하는 아내들이 함께하는 산악회라 산행지 인근의 장 구경은 빼 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란다. "장터에 가면 일단 흩어져 부부끼리 장을 보는데요, 모두 일곱 가구잖아요. 물건을 살 때는 꼭 일곱 개를 사서 서로 나눠주는데 그게 얼마나 재미있고 행복한지 몰라요." 회원들이 입을 모아 두레 산악회 자랑에 나선다. 지난해 산행길에 들른 익산 보석박물관에서는 부부간에 커플링을 맞추기도 했단다. "우리 나이에 커플링 맞춘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요." "암, 아무나 못하죠. 사랑 없인 못하는 거죠." 회원들의 마음 따뜻한 자랑이 줄을 잇는다. 하산길을 서두르지 않는 것도 두레 산악회만의 매력이란다. 부부가 함께 있다 같이 들어가니 늦은 귀가를 걱정할 것도, 저녁 끼니 걱정할 일도 없다는 것이다. 회원들이 다음 산행지를 의논하고 있다. 당진의 성구미포구는 머잖아 개발된다 하니 가봐야 할 곳이고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10월의 영남알프스 억새밭도 놓칠 수 없다며 예정지로 꼽힌 두 곳이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하산길 부부들의 배낭이 불룩해졌다. 산을 내려오며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모았기 때문이다. 두레 산악회는 산을 좋아하는 부부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뒀다.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은 부부라면 언제고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이들이다.

글 박분 리포터 | 사진 염동우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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