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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사표쓰고 여행가자" 30대부부 훌쩍…

[기타] | 발행시간: 2012.10.19일 14:30

ⓒ뉴스1

최근 '참 대책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한 부부를 만났다. 한국 나이로 7살짜리 딸을 데리고 있는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였다. 처음에는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느라 미국에 온지 알았다. 그런데 6개월째 세계여행 중이라고 했다.

부러움 반, 질시 반이 섞인 목소리로 "부유하신가 봐요"라는 질문이 실례를 무릅쓰고 튀어나왔다. 선량해 보이는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는 아니라고 했다.

신혼여행 때 처음 해외여행을 했는데 너무 좋아서 여행을 다닐 생각으로 결혼 직후부터 돈을 모았다고 했다. 그리고 목표한 돈이 모이자 부부가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 딸을 데리고 세계여행에 나선 것이다.

"돌아가면 막막하죠. 집도 없고 직장도 없고 대책이 없어요. 저희 직장 그만두고 여행 간다니까 주위에서 다들 뜯어 말렸어요."

누구나 가끔씩은 이 부부처럼 '다 때려 치고 여행이나 가볼까'라는 생각을 한다. 다만 돈 걱정에 실천을 못할 뿐이다.

최근 경제전문 사이트인 'CNN머니'에도 41세의 직장인이 한 직장에서 10년간 일하다 보니 기력이 소진된 것 같다며 1년간 쉬면서 여행을 다니고 싶은데 일을 그만 두는게 불안하다는 독자 상담이 있었다.

CNN머니 재테크 상당기자의 조언은 무엇이었을까. "정말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면 퇴직할 때까지 25년을 기다릴 필요가 뭐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늙어 쓰려고 모아놓은 돈 일부를 지금 쓴다 해도 나쁠 것은 없다는 얘기였다.

물론 여행 갔다 돌아왔을 때 다시 취업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취약한 만큼 재취업하려 할 때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실업자가 새로운 일을 구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2007년에는 5.2주일에 불과했으나 2011년에는 10주일, 두 달반으로 늘어났다. 이 통계에는 취업이 어려워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구직 포기자가 재취업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5개월이 넘었다.

하지만 41세까지 일하면서 쌓은 경력이나 업무 능력이 가치 있는 것이라면 재취업하지 못할 것이란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에서 벗어나 1여년간 쉬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일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뉴질랜드, 미국의 공동 연구팀이 지난해 1월 '적용 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안식년을 취한 사람들은 안식년 기간은 물론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도 스트레스가 떨어진다고 한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모닝스타, 딜로이트, 보스턴 컨설팅 그룹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100% 유급 안식년제를 운영하는 것도 장기 휴식이 직원들의 생산성을 오히려 더 높여준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쉬다 돌아오면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 비해 급여가 낮거나 근무조건이 더 열악한 일자리밖에 구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식년 동안 원하던 일을 하며 충분히 재충전했다면 객관적으로 이전보다 못한 일자리를 구했다 해도 인생의 만족감이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꾸준히 저축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자신을 채우고 충전하며 즐기는 것도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나이 들어 퇴직한 다음 여행을 다니면 된다고 하지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다니는 여행이 아픈 다리 끌면서 다녀야 하는 여행과 같을 수는 없다.

아울러 이젠 '100년 인생', 한 직장에서 뼈를 묻는다는 생각 자체가 '착각'이자 '민폐'일 수도 있다. 중간 중간 오히려 점을 찍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것이 오히려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길일 수도 있다.

다만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쉴 생각이라면 몇 가지 준비는 필요하다. 일을 하지 않는 동안 필요한 돈이 어느 정도인지 계산한 뒤 지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건강보험이 유지되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쉬는 동안 해야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을 하든, 직장에 다니든 직장을 그만두고 쉬든 인생은 흘러가고 흘러가는 이 시간에 하는 모든 일이 다 경험이다. 이 경험을 소중한 자산으로 만드느냐, 시간낭비로 만드느냐는 자신의 결정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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