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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 고생은 생존의 밑거름이 된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12.21일 09:49
 남영선

  사회가 일사천리로 발전하니 갈수록 살기가 편해져서 좋지만 대신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전보다 훨씬 피곤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자신의 입지를 찾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전에 큰가마밥을 먹던 분배시기에는 늘쩡거려도 살 수 있었기 때문에 피곤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감지하지 못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허나 시장경제이고 자신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오늘은 늘쩡거리다가는 말그대로 밥도 먹기 힘들게 된다.

  지난 여름 한국의 일식집에서 며칠동안 일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났던 사람들과 일하던 전경은 지금도 눈앞에 그대로 삼삼히 떠오르면서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내가 일한 일식집은 한국에서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는 “보따쥬”라는 일식집이었는데 주방장과 부장이 30대이고 그외 주방보조와 홀서빙에 이르기까지 모두 20대와 10대들이었다. 첫날 일식집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는 너무나 젊어 나의 자식뻘 되는 그들을 보고 좀은 어리둥절했으나 영문을 알고는 항상 그들을 주시해 보게 되었다. 20대 초반과 곧 20대에 들어서는 그들은 대학생과 고등학교 학생들이었는데 방학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일하는 그들은 한마디 불평도 없이 그저 시키는대로 곰상곰상 일하였으며 정한 식사시간도 없이 늘 손님이 많아 주방에 들어가 잠깐 서서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는 또 일에 열중하는데 일하는 모습과 그들의 나이를 도무지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가 없었다. 그렇듯 피곤하게 일하면서도 항상 웃음띈 얼굴로 그 나이에 어울리게 희희낙락하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았다.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로 새학기 학비와 생활비에 보탬도 주고 또 사회생활도 체험하련다는 그들의 말을 듣고 나는 우리의 학생들을 머리에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중학생이나 고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대학생들을 보면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학비나 생활비를 보태는 학생이 너무나 적어 정말 말그대로 쌀에 뉘격이라고 할수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작은 현성 시내이지만 주저함도 없이 몇 위안씩 하는 삼륜차나 택시를 이용하여 집으로 가거나 학교로 오는 일은 아주 정상이 아닌 정상적인 일로 되었으며 중간 휴식시간에 편의점으로 달려가서 먹을 것을 몇십 위안어치씩 사서 들고 다니는 것도 역시 보기 쉬운 일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아무런 주저도 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집어넣는 것 역시 보기 쉬운 풍경이 되고 있다. 학교에 매일 광천수를 운반해주나 그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한병에 몇 원씩 하는 물이나 음료를 사서 마셔야 흡족해 한다. 학교 식당이나 기숙사에서 오히려 집에서 먹을 때보다도 더 잘해 먹이 건만 하루 소비가 20위안에서 50위안을 낭비하는 학생이 태반이니 정말 돈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 건 생각없이 소비하는데는 달인이 되어 간다고 해야 적절할 것 같다. 집과 가까운 대학에 간 학생들을 보면 중국에서 황금휴가기라고 일컫는 “5,1”절과 “10,1”국경절에 며칠간 생활체험겸 돈을 벌 생각 같은 건 아예 하지도 않고 차비를 들여서 집으로 달려온다. 그러다 보니 현재 대학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에 보내 4년간 공부를 시키려면 최저 10여만 위안씩 들어야 하니 그 돈을 대느라고 등이 휘어지는 우리네 부모들이 불쌍하기만 하다.

  지금 많은 부모들이 말하고 있다. 대학을 나와 사회에 진출해 일자리를 찾아서도 얼마 동안은 돈을 줘야 한다고 말이다. 그것이 무엇과 관계되는지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다. 유치원부터 대학공부가 끝날 때까지 부모가 대 주는데만 의지하다보니 자립심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 아닐까. 자기의 두손으로 돈을 벌어 보고 또 사회체험도 해보았더라면 돈도 아껴 쓸 것이고 그 어떤 어려움도 두려움 없이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온실 안에서 바람 한점 맞지 않고 자란 식물은 미끈하여 눈으로 보기에는 좋지만 일단 온실 밖을 나서면 처음으로 맞이하는 햇빛의 직사광과 바람에 의하여 이내 시들어버려 볼품없이 되고 만다. 허나 자연에서 떨어진 씨앗일지라도 바람에 여기저기 굴러다니다가 흙이 조금만 있는 돌틈에 떨어진다면 이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면서 나름대로 꿋꿋하게 자라는 것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학비와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 방학을 이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 학생들은 어려움도 이겨 나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도 경험할 수 있으니 참으로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으며 그것은 또한 그들이 앞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도 이제 더는 우리의 학생들을 어리다고, 귀엽다고 쓰다듬고 보듬는데만 그치지 말고 어려움을 겪어 보게 해야 할 것이며 우리의 학생들 역시 돈이 어디에서 나오며 어떻게 써야 할지를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고 어려움을 겪는 것이 자신을 단련하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초년 고생은 돈 주고라도 산다”는 말은 곧 젊어서 겪는 고생은 앞으로의 생존에 밑거름이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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