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철에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한다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채소, 과일, 어패류, 지하수를 살균 세척이나 가열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섭취할 경우 쉽게 감염될 수 있다.
또한 노로바이러스는 연령에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으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난 후 24~48시간이 지나면 구토와 설사, 복통과 같은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는 구토를, 어른은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두통과 발열, 오한이나 근육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식중독과 무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겨울에는 잦은 실내생활, 운동부족, 면역력 저하로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전염될 수 있어 노약자나 어린아이, 여성들이 노로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바이러스는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종류가 달라질 뿐 겨울이라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식중독에서부터 독감, 장염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겨울철 식중독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이며, 식중독과 장염을 일으킨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수인성ㆍ식품매개질환 유행 원인균을 조사한 결과, 노로바이러스 검출 건수가 전년 대비 88.5%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겨울철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노로바이러스가 일반 세균과 달리 낮은 기온에서 활발하게 생장하고 적은 양으로도 발병이 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심찬섭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예방백신이 없는 데다 소량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감염성이 높고 전염성 역시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감염 뒤 짧게는 하루에서 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탈수가 심할 경우 쇼크까지도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겨울철 식중독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따로 있지 않다. 따라서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을 막기 위해선 손 씻기 등의 기본적인 개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물은 반드시 끓여서 먹고 아이들의 손이 많이 닿는 장난감이나 우유병은 자주 살균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채소, 과일, 어패류는 씻거나 가열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을 경우 감염 우려가 높다. 씻어서 냉장고에 보관한 채소라도 먹기 전에 다시 한번 세척하는 것이 좋다.
채소류는 2분 이상 담근 후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앞면과 뒷면을 번갈아가며 세척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에 의해 바이러스가 음식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굴 등 식품은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한 뒤 조리해야 한다. 또 손을 자주 씻고 조리기구는 철저히 세척한 뒤 사용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