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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엄포, 이번에도 통했다

[온바오] | 발행시간: 2013.04.18일 09:31

▲ 지난 4월 12일 북한 평양에서 '김일성화'로 장식된 북한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의 사진 앞에서 두 남자가 손을 잡은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레닌그라드대 한국사 박사, 김일성종합대·레닌그라드 동양학부 졸업)

일촉즉발 한반도…요란한 소동들

북한이 또 한번의 외교적 성공을 거뒀다. 북한은 별 것 아닌 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으며 위기감을 조성했다.

지난 2주간 서울은 ‘한반도에 고조되고 있는 긴장’을 취재하려는 외신기자들로 넘쳐났다. 하지만 그런 긴장의 징후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서울 거리를 뒤지고 다녔던 이 불쌍한 영혼들에게 유감을 표한다. 정치적으로 연출된 북한의 행동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감증은 분명 이들을 깜짝 놀라 집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만들었을 뿐이다.

한국인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하게 행동했고, 북한이 쏟아내는 발언들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인들에게는 북한의 발언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외국인들이 더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북한의 엄포, 낡은 정치체계, 경제파탄, 규모도 작고 부패한 군대를 놓고 볼 때, 과민반응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었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북한 지도부는 전쟁을 일으키면서까지 공멸할 계획이 없다. 그렇다고 한반도의 미래를 계속해서 안심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을 갑자기 전면 공격할 가능성은 멕시코가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 보다도 낮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반도는 일촉즉발 지역임은 분명하다. 이제 우리는 눈앞에 놓인 위험요인들에 대한 논의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위험한’ 경계

가장 명백한 위험은 비무장지대(DMZ)나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하는 작은 사건으로 촉발될 단계적 전쟁 확대의 위협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분명 고의적 도발이겠지만, 중무장 지역에서의 긴장이 실제 사건으로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남북의 경계는 세상에서 가장 철저히 무장된 지역인 것이다.

과거 한국은 고의적 도발에 대한 반응을 자제해왔다. 이런 모습에 대해 필자는 한국군과 정부가 반대쪽 뺨을 기꺼이 내미는 진정한 기독교적 행동을 세상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0년 한국은 또 다른 사례를 보여줬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한국의 공식 반응은 일부 단호한 언사로 짝을 맞춘 상징적 조치들 뿐이었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반응 없이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최근 한국군과 정부의 분위기는 과거와 또 다르다. 한국군은 북한이 도발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곧바로 반격할 준비가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런 의지도 보이고 있다. 한국은 국제법에서 적용되는 비례성(proportionality)의 원칙을 넘어,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감스럽게도 이는 액면 그대로의 의미일 것이다.

북한의 작은 공격이나 사건에 한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또한 한국 정부나 군에 대한 공격이 있다면 어떤 반격이 이뤄질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국의 반격으로 북한의 상징적인 표적이 타격을 받는다면 북한은 엄청나게 체면을 구기게 될 것이며, 북한은 이를 공격적인 과잉 대응으로 여기고 대규모로 보복하려 할 것이다.

이런 남북간의 반응은 전면전이 아니더라도 한국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 희생되는 전쟁의 단계적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전면전의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아주 없지도 않다.

북한정권의 붕괴 위협

두 번째로 가능한 위험은 북한정권의 붕괴와 함께 이에 수반될 정치·군사적 결과다. 현재로서는 북한정권이 안정돼 보이지만 김씨 왕조에 대한 북한 인민들의 지지가 결국은 사라질 것이라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 즉 장기적으로는 인민들이 혁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쿠데타 혹은 권력 내부의 분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한국에 대한 전면 공격은 아마도 북한 정권이 무너지기 시작할 때만 가능할 것이다. 실패한 정권들이 다 그렇듯 전쟁은 때때로 지배자들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반란 가능성이 있는 자들은 자국민을 파멸시키는 외국 스파이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은 내부불만에 대한 가혹한 억압을 정당화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그런 대규모 공격이 북한의 상황을 멈추게 할 국제적 외교 개입을 초래할 것이고, 따라서 북한 정권 붕괴를 막는 것은 단기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즉 안정된 북한정권이 그리 기분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그 희생자들은 대부분 북한 주민들로 한정될 것이다. 그러나 불안정하거나 무너져가는 북한정권은 외부 세계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자국 내에서 통제력을 잃는다면 더 큰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북한은 30~50kg의 핵무기급 플루토늄과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양의 농축 우라늄을 갖고 있다. 또한 방대한 양의 화학무기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 모든 것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지만, 북한정권이 붕괴한다면 법과 질서가 무너지게 될 것이고, 지금 그 치명적인 무기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곧 구매 대상을 찾아내 무기들을 높은 가격에 팔아버리려 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시설들을 차지하려는 폭도나 반란군의 위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결과는 핵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미국과 중국 특수부대는 그런 위협을 고려해 실제로 북한의 붕괴를 위한 작전계획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이미 알려져 있는 저장시설과 핵연구소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시설들이 단지 ‘알려져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이 그 시설 위치를 모두 알아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런 시설들의 방어는 매우 견고하며 탈취 시도를 막아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군사조치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글쎄…

그런 위협에 대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별로 없다. 전쟁의 중·단기적 확산에 대한 위협은 한국군이 ‘정의로운 복수’에 대한 생각만 떨친다면 막을 수 있다. 대대적으로 반격한다면 파괴적이고 불안정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만일 북한이 붕괴한다면, 별로 취할 조치들은 없다. 일부 친북 운동가들이나 제3세계 나라 외교관들은 사석에서 필자에게 앞에서 언급한 위험들 때문에 세계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촉진하는 것을 단연코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어쨌든 북한정권은 결국 붕괴할 것임은 필연의 사실이다. 우리가 원한다 하더라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희망 섞인 전망에만 기대해서도 안 된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북한 언론이 조장하고 있는 위협과 공포는 이들이 전 세계의 언론을 휘어잡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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