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 시스템이 라오스와 브루나이에 진출한다. 이달 초 태국에 처음 진출키로 한데 이어 두 나라에 진출하면 동남아 지역에서 베이더우의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0일 신화통신 등을 인용해 중국 과학기술부가 라오스, 브루나이와 공동으로 베이더우 시스템을 현지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현지 기업들과 공동으로 위성 수신소와 관련 시설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중국은 앞서 태국과 20억 위안(약 3600억원)을 투자, 내년 연말까지 관련 시설을 건설키로 했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앞으로 이들 국가에서 농업 재해 예방, 교통, 전력, 환경 등의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라오스에서는 아편재배 단속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적으로 아편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라오스 북쪽지역에서는 양귀비 재배 면적이 지난해 66% 가량 늘어난 것으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는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버마의 마약왕을 잡기위해 베이더우 시스템을 이용, 무인기를 이동시키는 계획도 세운 적이 있다.
중국은 2000년 베이더우 위성 1호를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독자적인 위성위치확인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현재까지 16개의 위성과 4개의 실험 위성을 쏘아올렸다. 란청치 중국위성항법시스템사무국 대변인은 앞으로 40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중국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업적 운용에 들어갔다. 오는 2015년까지 중국내 시장 점율율을 15∼20%로 높이고 2020년에는 70∼80% 수준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위성을 이용한 위치추적은 미국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중국도 미국이 운용 중인 군용 또는 상업 목적의 위성위치확인 시스템을 이용해 왔다.
<베이징|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