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차세대 ‘선박용 디지털 레이더’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개발은 2010년 7월부터 현대중공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울산경제진흥원,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중소기업 등 10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이뤄 연구 개발한 성과다.
개발된 디지털 레이더는 전파를 증폭시키기 위해 진공관을 사용해 오던 마그네트론 방식에서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고출력 전력증폭기 방식(SSPA: Solid State Power Amplifier)으로 진일보했다.
특히 해상도가 기존제품 대비 2배 이상 뛰어나 악천후 속에서도 10㎞밖에 있는 70㎝의 소형 물체까지 탐지가 가능하며, 핵심부품인 전력 증폭기의 수명도 기존 3000시간에서 5만시간으로 늘었다.
현대중공업의 디지털 레이더는 군사용이나 해양설비, 항공 분야 등에도 적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선박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기자재인 레이더는 그동안 원천기술 미확보와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일본과 유럽 등의 국가에서 수입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이번 개발은 더욱 의미가 깊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하반기까지 노르웨이 DNV 등 주요 선급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하고, 2015년부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황시영 부사장은 “디지털 레이더 개발을 시작으로 선박의 주요 항해시스템을 우리 손으로 개발해 세계 조선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며 “선박의 수주 경쟁력 강화와 함께 새로운 선박 서비스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