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역사인식 문제를 정상회담의 전제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는 등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최근 발언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정면으로 비판했다.
8일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본 지도자의 역사적 문제에 관련된 발언에 놀라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화 대변인은 각 국이 자기 역사에 자부심을 가진 만큼 서로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최근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어제는 1937년 7·7사변(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 사건)의 기념일로,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과 식민 통치는 아시아 이웃 나라에 심각한 상처를 줬다는 사실은 역사적 증거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 대변인은 "일본이 역사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는 소위 자부심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침략 역사를 직시, 반성하고 역사 문제를 아시아 피해국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하는 도구로 삼지 않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일본이 국제사회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역사를 직시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일 아베 총리는 일본 후지 TV에 출연해 "각 나라가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사인식 문제를)외교카드화해서 정상회담을 하느냐 마느냐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발언은 한국과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해상 영유권 문제를 놓고 일본 및 동남아 국가들과 갈등하는 상황에 대해 "중국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중국 위협론을 갖고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일본이 진정으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행동을 멈추고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과 더불어 중국은 침략 역사를 부인해온 아베 총리의 최근 잇따른 발언에 격렬히 반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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