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교통센터 화장실에서 해외에서 밀반입한 것으로 보이는 싯가 1200만원짜리 금덩어리가 발견돼 세관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항 보안기관들은 금덩어리를 싼 백색 종이에 탄저균(백색가루)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폭발물처리반(EOD)까지 출동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30일 오전 7시12분쯤 인천공항 교통센터 지하 1층 남자화장실에서 환경미화원 ㄱ씨가 흰색 종이가 들어 있는 콘돔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흰색 종이 안에 테러용 탄저균 가루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항내 보안기관들에 긴급 연락했다.
곧바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속 폭발물처리반원 3명을 비롯 국정원·경찰·세관·검역소·특수경비원 등 20여명이 화장실로 출동했다.
보안기관들이 현장에 도착해 조심스럽게 흰색 종이를 개봉한 결과, 250g짜리 금덩어리가 나왔다. 싯가로 1200만원 상당이다.
보안기관들은 밀반입업자가 콘돔 싼 금덩어리를 신체 은밀한 곳에 감추고 입국해 화장실에서 꺼내다 다급한 김에 한 덩어리는 떨어뜨린 채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콘돔으로 밀반입하는 금덩어리는 보통 4~5개”라며 “누군가 해외에서 밀반입한 금덩이를 빼내던 중 노크 소리에 놀라 금 한덩어리를 놓고 달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공항세관은 인천공항에 설치된 페쇄회로(CC)TV 등을 분석하는 한편 이날 새벽에 홍콩이나 대만 등에서 입국한 여행자가 금을 밀반입 한 것으로 보고 밀반입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인천 |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