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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학교 5분의 1토막 … "인구 하락세 멈춰 천만다행"

[기타] | 발행시간: 2013.10.02일 01:06
이상만 옌볜교육출판 전 주임

"중국어 쓰면 심리도 닮게 돼"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에 거주하는 조선족동포 이상만(60·사진) 옌볜교육출판사 조선어문편집실 전 주임(국장급). 그는 동포 사회에서 조선어문(語文)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국책 연구기관에서 14년간 근무하며 ‘조선어문 과정 표준’과 ‘해설’을 만들었다. 조선어문 교과서 편찬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그런 이 전 주임은 “요즘 애들이 점점 담백해져서 걱정”이란 말을 자주 한다. 젊은 조선족 동포들이 우리말 대신 중국말만 쓰려한다는 뜻이다. 아닌 게 아니라 취재팀이 옌지의 호텔이나 음식점, 공항에서 만난 조선족 동포 가운데엔 우리말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이 전 주임은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중국어를 쓸 일이 없었는데 이제는 옌볜 자치주에 한족(중국인)이 많아지고 중국어를 써야 대접받는 기류가 생기면서 심리조차 한족을 닮아간다”고 덧붙였다.

 옌볜자치주는 중국에 거주하는 약 200만 명의 조선족동포 가운데 100여만 명이 살던 우리 민족의 또 다른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30여 년이 흐르면서 조선족동포 인구는 서서히 감소해 왔다. 2012년 기준으로 옌볜 자치주에 사는 조선족동포는 약 79만5000명. 옌볜 자치주 전체 인구의 35.6%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 자치주 지정의 기준인 소수민족 인구 하한선을 전체의 30%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인구 하한선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소수민족이라 합법적으로 자녀를 둘까지 낳을 수 있지만 점점 출산율이 떨어지고, 청장년층은 중국 대도시나 한국·일본·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조선족의 또 다른 디아스포라(Diaspora·이산)였다. 이 전 주임은 “다행히 중국에 사는 전체 조선족을 놓고 보면 이런 추세가 바닥을 치고 조금씩 인구가 늘고 있는 것 같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연변 내 조선족 인구의 감소는 민족 교육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70년대 1000개가 넘었던 조선족 소학교(초등학교)만 해도 최근 200개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농촌 지역 학교들은 학생이 없어 대부분 폐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주임은 ‘살아 있는’ 우리 말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한국과 북한의 교과서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 옌볜자치주 중학교 1학년 교과서 첫 장에 윤동주(1917~45년) 시인의 ‘새로운 길’을 실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나의 길 새로운 길…’로 이어지는 시의 각운(脚韻)이 잘 맞고,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학생들에게 의미가 크다는 생각에서 한국 국어교과서에서 뽑아왔다. 조선어문교과서의 듣기와 말하기 부분도 한국 교과서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중앙일보 ◆특별취재팀(미국·중국·일본·러시아·카자흐스탄·독일)=장세정(팀장), 강인식·이소아·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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