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오쩌둥 애니메이션 포스터 /사진=남화조보
중국 공산당의 선전기구에서 마오쩌둥(毛泽东) 전 주석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있어 당의 선전정책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의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잡지 '구시(求是)'에서 마오쩌둥의 10대 시절을 다룬 애니매이션 '마오쩌둥이 어렸을 때'를 제작하고 있다.
구시의 영화·TV센터가 후난성(湖南省)의 영화 제작사 두 곳과 함께 3천만위안(54억원)을 투자해 만드는 이 애니메이션은 오는 12월 26일 마오쩌둥의 탄생 120주년 기념일 행사에 맞춰 제작을 끝낼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애니메이션의 포스터에는 어린 시절의 마오쩌둥이 변발에 큰 눈, 자신감 있는 미소를 띤 캐릭터로 등장한다.
구시 영화·TV센터 루화성 예술감독은 이번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마오쩌둥을 잘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루 감독은 "낡고 틀에 박힌 스타일은 만화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관심을 더 이상 사로잡지 못한다"며 "지금은 21세기인만큼 옛날 방식을 고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마오쩌둥이 만화의 형태로 중국에 등장한 것은 1948년이 마지막일 정도로 그동안 중국에서는 정치 지도자를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는 것을 금기시해왔다"며 당의 공식 기구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는 것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공산당이 선전 전략을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덩샤오핑(邓小平), 장쩌민(江泽民), 후진타오(胡锦涛) 등 국가 지도자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동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공산당의 선전정책이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루 감독은 이외에도 "다른 공산당 혁명 원로들의 10대 시절을 다룬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계획 중“이라며 "다음 주인공은 저우언라이(周恩来) 전 총리가 될 것이며 류사오치(刘少奇) 전 국가주석과 주더(朱德) 전 부주석에 관한 애니메이션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구시 영화·TV 제작센터는 주로 전통적인 선전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왔는데, 이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홍콩과 중국과의 관계를 소재로 한 TV 드라마도 제작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