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가까이 앉으시고 고개를 약간만 돌려주세요. 자, 이제 정면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으시면 됩니다. 하나, 둘, 셋!》 찰칵-
맨바닥에 쭈크리고 앉아 카메라 렌즈 초점을 맞추는 이들은 누가 봐도 영낙없는 사진촬영사들이지만 사실 이들은 하루동안 불우이웃들을 위해 자청해 나선 일일촬영사들이다.
촬영을 마치고 허겁지겁 또 다른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딛는 그들은 꽃샘추위도 녹이는 따뜻한 심성을 지닌 연길시네잎클로버자원봉사자협회 회원들.
14일, 뢰봉월을 맞아 이 협회에서는 연길시 진학가두 14개 사회구역 28세대 가정을 찾아 가치가 6000원어치에 달하는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주었는데 대부분은 거동이 불편한 빈곤로인가정에 이같은 자원봉사를 제공했다.
가족사진촬영으로 기뻐하는 김운하로인(오른쪽) /계방욱 찍음
당일 오전 10시경, 일일촬영사들이 문하사회구역 김운하(80세)로인네 가정을 방문했을 때 그들 로부부는 서로 머리를 빗겨준다, 옷매무시를 다듬는다 하며 즐거운 촬영준비가 한창이였다. 비좁은 객실 쏘파에 앉아 자세를 취하는 로부부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렌즈에 자연스럽게 시선을 맡겼다.
54년전 흑백 결혼사진을 찍은 이후로 부부가 처음으로 나란히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어본다는 김운하로인은 항미원조 참전군인으로 전쟁터에서 한쪽다리를 잃었다. 바깥출입이 어려운 김운하로인은 생각지도 못한 무료촬영에 감격해하며 사진이 나오면 가장 눈에 잘 띄는 텔레비죤 웃쪽에 걸겠다며 벌써 벽에 자리까지 점찍어놓았다.
또 다른 거주민 리국화(65세)씨는 간만에 진주목걸이를 걸고 남편은 양복차림에 베레모까지 썼다며 쑥스러운듯 말했다. 아침 일찍 네잎클로버자원봉사자협회 활동실을 찾았다는 그들 부부는 비좁은 집보다는 널직한 공간에서 가족사진을 남기고싶었다며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어려운 생활형편이다보니 전에 제대로 된 가족사진 한장 찍어보지 못했다고 하면서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리국화씨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게 되여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공익활동에 앞장선 연길시네잎클로버자원봉사자협회는 2012년에 설립된 애심단체로서 8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였으며 설립이래 수많은 봉사활동을 묵묵히 조직해왔다.
편집/기자: [ 김영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