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백) 김승광
그대
마지막 눈물이 다 마르기전
마지막 한점의 빛을 뿌려주세요
가물거리는 그대의 빛이
잠시라도 이 밤을 더 밝게 비춘다면
암흑은 어느새 뒤고방에서 머얼리 도망가 버립니다
기인긴 밤이 지나고
어느새 새벽이 푸름푸름 밝아옵니다
동틀무렵 그대의 펜은 달음질을 멈춥니다
그대는 창을 열고 새 날을 맞습니다
하루 또 하루
거듭되는 시행착오
채 마르지 못한 눈물과
한점의 까아만 재
이것이 그대에게 차례진 전부였어도
그대는 바람마냥
지난 세월을 회심의 미소로 바라보며
조용히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그리웠던 아버지의 사랑
언제부터였던가
바람처럼 탈출을 꾀해
스스로 몸 기대고
비비고싶은 산이 있었다
산의 웅장함
산의 너그러움
봄바람같이 가슴을 적시는
부드러운 애무
소년은 끝내 가슴을 열었다
처음으로 하늘의 넓음을 알고
땅의 두터움을 알고
바다의 일망무제함을 알았다
소년은 보았다
예쁜 꽃을
팔랑이는 나비들을
푸르른 초목들을
그리고 전설처럼 들리던 바다까지도
어느날 소년은 불현듯 느꼈다
자신이 어느새 산으로 솟고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