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일시 없는 訃音'… 어느 세월호 희생 가족의 합동 장례
5일 해상서 발견된 조충환씨
한달전 수습된 아내·큰아들과 합동장례식… 7세 막내가 喪主
6일 오전 각 신문사에 별세 일시가 기재되지 않은 부음게재신청서 한 장이 접수됐다.
신청서 고인(故人)란에 3명의 이름이 한꺼번에 적혀 있었다. 전날 오전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40.7㎞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된 일반인 희생자 조충환(45·프라넬이엔티 부장)씨와 한 달 전 시신으로 발견돼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던 아내 지혜진(45)씨, 큰아들 지훈(11)군의 합동 장례식을 알리는 부고였다.
세월호 참사의 다른 희생자들처럼 조씨 부부와 맏아들 지훈군도 언제 숨졌는지 알 수 없어 별세 일시를 적지 못한 것이다.
전시회 전문 인테리어 업체에서 12년간 일해온 조씨는 제주도 출장에 맞춰 아내와 초등학생 두 아들을 데리고 세월호에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 침몰 사흘째인 4월 18일, 큰아들 지훈군이 사고 해역 근처 해상에서 발견됐고, 나흘 뒤 아내 지씨가 발견됐다.
가족들은 가장인 조씨가 발견되면 함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모자의 시신을 병원에 안치한 채 기다려왔다. 참사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은 막내 요셉(7)군이 상주가 됐다. 평소 교회를 다녀 천국이 좋은 곳이라고 알고 있는 요셉군은 엄마, 아빠와 형이 천국에 갔다는 말을 들었다. 요셉군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엄마를 찾았다고 한다.
조씨의 세 가족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3일장을 치른 후 벽제승화원을 거쳐 파주 선영에서 영면을 맞게 됐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