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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중년녀자의 향기는 어디에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3.23일 10:34

◎장송심

인젠 40대중반도 넘겨버린 이미 한물 간 아줌마이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내 마음만은 아름다운 꽃망울을 머금은 18세 소녀였다.

혹여 길에서 눈치 무딘 길손이 《아주마이》라고 악의없이 부를때면 한껏 부풀어올랐던 내 기분은 어느덧 서리맞은 꽃처럼 급기야 시들어버리군 하였었다. 늦둥이 작은 딸애의 여린 손목을 잡고 거리에 나설때면 옷단장도 몸단장도 화사한 젊은 새색시의 흉내를 내면서 알심들여 신경을 써보군 하였다. 개구쟁이 작은 딸애하고 짝자궁을 치면서 함께 뛰놀때면 어느결에 나도 장난꾸러기 어린애가 되여버려 동화같은 미궁속에 들어가 마음껏 내 맘속에 감추어놓았던 동심의 여린 가슴을 실컷 들어내놓군 하였다.

그러나 한창 피여나는 아름다운 장미꽃처럼 이쁘게 자란 대학생 큰 딸애를 보면서 나는 내가 이미 늙었음을 자인하지 않을수 없었다. 청춘이 이미 다시 돌아올수 없는 아득히 먼곳으로 영영 가버렸음을 알았다. 그러다가 거울속에 비쳐오는 잔 주름이 자글거리는 얼굴을 볼때면 저도 모르게 천둥처럼 튕겨나오는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한숨을 감출수 없다.

결혼하여 몇년 되였어도 하냥 처녀인가고 이쁘게 봐주던 그 시절이 참 행복했다. 큰 딸애를 데리고 쇼핑갈때면 너의 엄마가 정말 젊어보인다고 치하해주던 그때가 넘 그립다. 우리 엄마가 젊었다고 내 친구들이 부러워하더라고 해주던 큰 딸애의 애교어린 말투에 통쾌하게 웃어주던 그때 모습으로 되돌아가고싶다.

거의 오년전부터 온몸의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는 적신호의 경고를 받으면서 늙어지고 초라해지는 얼굴의 피부를 감지하면서 마음도, 몸도 빛의 속도로 늙어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아픔속에서 전전긍긍하면서 몸의 아픔보다도 더 고통스럽고 힘든것은 마음의 아픔과 로쇠라는것을 절실히 느꼈다. 날로 추해지는것은 늙어가는 피부만이 아닌 온몸을 통채로 감싼 차겁고 시린 마음의 추락이란것을 감지했다. 화사한 봄꽃에도 눈을 흘기고 시원한 바다바람에도 이마를 찌프리는 귀찮은 마음의 요동임을 깨달았다.

허지만 인제 와서 스스로도 자신이 이렇게 늙어가고있는것을 더는 용서할수 없다. 세상에 한번 밖에 없는 삶, 억겹의 행운을 안고 부모님의 사랑속에서 태여난 이 몸과 마음을 더는 혹사할수 없다. 한번밖에 없는 인생을 하루를 살아도 의의있게 즐겁게 살아야 하는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고 아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의 존중과 관심도 받을수 없는것이다. 제 몸이 아프다고 하냥 푸념질하고 신경질쓰고 원망만 한다면 한생을 그런 귀찮은 원망과 푸념속에서 허우적거려야만 할것이다. 하기에 스스로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아프게 하는것은 도끼 들어 제발등을 찍는것이다.

무정한 세월은 더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흘러간 덧없는 세월들은 내가 아무리 아우성치고 분노하고 땅을 치며 통곡해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추억은 아름답지만 추억속에 묻혀 현실을 도피하는것은 귀중한 앞날을 랑비하는것이다. 5년동안 959전(顚), 960기(起) 로 면허증을 딴 한국 전북 완주의 차사순(70)씨가 집념으로 살아온 일대기를 본적이 있다. 70세,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인생의 막바지에 올라 편안하고 안온한 로후를 준비하는 그런 로구일테지만 960기의 도전끝에 끝내 면허증을 손에 쥔 할머니의 정신세게는 과연 얼마나 젊고 밝으실가!

아직 반백도 채 살지 못한 나의 앞날은 아직 길고도 길다. 가족과 함께, 혈육들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동료들과 함께 걸어나갈 인생의 활무대는 넓고도 활기차다. 나와 손잡고 함께 인생페지를 엮어갈 모든 분들에게 사랑을 주고싶고 행복을 부여하고싶다. 그러자면 기필코 내 몸과 마음부터 건강하고 행복해져야 하는것이다. 아픔속에서 전전긍긍하고 역경속에서 쓰러진다면 인생은 끝난것이다.

건강한 삶이 있어야 건강한 정신세계가 있는것이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헐뜯고 질투하고 모욕하는것도 일종 마음의 병인것이다. 다행히 나에게는 이런 마음의 병은 중하지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흉만 보는 그런 인간들이 눈꼴사나워서 그 자리에서 퇴박주다나니 그 사람의 미움개를 살때가 엄청 많다. 미움개를 받더라도 이런 병에는 전염되고싶질 않다. 이런 병은 혹여 가중해지면 불치의 병으로 전환될수 있을것이고 나중에는 그 병으로 하여 혼자 고독과 외로움을 짓씹으면서 인생을 마감해야 할것이다. 인생의 종지부가 이렇게 비참하게 끝마쳐진진다는것도 참 억울한것이다. 그러니 끊임없이 자신의 수양을 갈고 닦으며 현명한 인간으로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겠다.

내 비록 한물간 40대후반의 평범한 중년녀자이지만 하냥 향기를 잃지 않는 아름다운 녀인이 되리라. 푸르싱싱하던 젊음의 청춘은 인생의 뒤안골목으로 멀리멀리 사라져간 뒤라지만 가을에 늦게 피는 들국화의 싱그러운 향기같은 내음으로 중년의 내 아름다움을 지켜가리라. 건강한 몸과 마음을 담은 중년녀자의 은은한 향기를 즐겁게 빚어가리라.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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