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흰색 에쿠스는 100대중 단 1대꼴...체어맨도 검정색이 80%이상 차지]
↑현대차 에쿠스
소위 '사장님 차'라 불리는 고급세단 중 검정색 선호현상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차는 현대차 '에쿠스'로 조사됐다. 반면 중소형차에서 가장 인기 있는 흰색의 경우 에쿠스는 100대중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23일 중고차업체 SK엔카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중고차로 등록된 3000cc이상 국산 대형차들을 대상으로 차종별 색상점유율을 파악한 결과 '에쿠스'가 '체어맨'과 '오피러스', '그랜저TG' 등을 제치고 검정색 점유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에쿠스는 검정색이 81.6%로 최고를 기록했다. 쌍용차 체어맨 역시 검정색이 81.1%로 에쿠스와 박빙을 이뤘지만, 오피러스와 그랜저TG는 각각 검정색이 70.1%, 55.9%로 에쿠스와 체어맨보다는 검정색 점유율이 낮게 나타났다.
에쿠스는 검정색 다음으로 진주색(16.4%)이 2위를 차지했지만, 흰색과 은색은 각각 1.3%와 0.2%에 그쳐 눈길을 끌었다. 체어맨은 검정색에 이어 은색이 12.1%, 진주색이 4.9%로 뒤를 이었다.
오피러스 역시 검정색이 주류를 이뤘지만, 진주색 17.9%, 은색 10%를 차지했으며, 그랜저TG는 은색 23.6%, 진주색 15.3%로 40% 이상이 검정색 이외 차량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차들은 눈에 잘 띄는 흰색이나 은색보다는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검정색의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일반적으로 권력이나 사회적 위신을 표현하기에는 중후한 느낌의 검정색이 적합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급스러운 색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검정색은 대형차뿐만 아니라 프리미엄이 붙은 한정판 모델에도 흔히 적용된다. 지난해 포르쉐는 '카이맨S 블랙에디션' 모델을 500대 한정판매 했고, 인피니티도 'EX 블랙에디션'을 유럽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또한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 스프라이트' 모델 역시 검정색을 전면에 내세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현석 SK엔카 영업총괄본부 이사는 "무채색 계열의 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색상에 따라 최소 50만~최대 100만원 이상까지 시세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차나 아반떼 등과 같은 준중형차 중에선 흰색이 여전히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K엔카에 등록된 경차 중에선 흰색이 25.7%로 은색(20.5%)과 빨간색(10.3%)을 앞섰으며, 준중형차 역시 흰색이 29%로 은색(27.3%)과 검정색(16.3%)을 제쳤다.
다만 소형차급에선 은색이 32%로 흰색(29.8%)을 앞섰으며, 중형차는 검정색이 28%로 진주색(26%)과 은색(20.2%)을 제치고 최고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