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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칼럼] ‘개과천선’ 조기종영이 특히 아쉬운 이유

[기타] | 발행시간: 2014.06.14일 11:05



▲ 조기결정이 확정돼 아쉬움을 사고 있는 MBC 드라마 ‘개과천선’의 김명민과 채정안(사진 = MBC)


‘개과천선’의 조기종영이 결정됐다고 한다. 정말 아쉬운 소식이다. 왜냐하면 ‘개과천선’은 요즘 ‘정도전’과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선 ‘정도전’의 전성기였던 ‘대하드라마 이인임’ 시절을 방불케 하는 몰입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대하드라마 이인임’이 정치적 격돌을 손에 잡힐 듯한 구체적인 묘사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면, ‘개과천선’은 최근 한국의 부조리를 박진감 넘치게 묘사해 경탄을 자아냈다.

시작은 재벌의 부실 사채 판매 문제였다. ‘개과천선’은 대기업이 부실사채 판매를 어떤 식으로 ‘설계’하고 실행에 옮기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실화 추적 프로그램 이상으로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국민에게 부실사채를 넘겨 돈을 챙기고, 회사를 법정관리로 넘겨 채무를 청산한 다음, 챙긴 돈으로 깔끔해진 회사를 다시 장악한다는 놀라운 꼼수가 펼쳐지는 동안 시청자는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번 주엔 키코 사태를 연상시키는 은행의 파생상품 영업 문제까지 그렸다. 키코 사태는 그 피해자가 많고 국민경제상의 심각한 사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금융 문제였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그렇게 많이 주목받지는 못했었다. ‘개과천선’은 이번 주에 대형 은행이 자국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약탈적 영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근래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생생한 묘사였다. 작가의 작품을 준비하면서 흘린 땀이 느껴진다.

또, ‘개과천선’은 한국 사회 고질병 중의 하나인 법조계 마피아가 작동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려준다. 이번 주만 해도 중수부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와 차기 대법원장 제자인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의 대결이 그려지며 한국사회의 심층을 파고들었다.

‘개과천선’은 한국사회의 또 다른 권력으로 떠오른 로펌의 문제도 그린다. 일반 검사는 물론이고, 장관이나 대법관 인선까지 좌지우지하는 대형로펌의 권력이 생생하게 표현된 것이다. 그런 로펌과 재벌, 금융권 등이 어떻게 한 덩어리가 돼서 움직이는지가 아주 구체적으로, 그리고 재미있게 고발된다. 바로 그것이 한국의 민낯이다.

극중에서 김명민은 언제나 치이고 사는 서민들을 보며 “이 세상에 순진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으냐”고 한탄한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순진한 서민들’을 위한 명품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김명민도 기억에 남을 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처음에 자신감 넘쳐보이던 그는, 기억을 잃은 뒤로 목소리를 완전히 바꾸면서까지 전혀 다른 사람을 연기했다. 가히 ‘대하드라마 이인임’의 박영규 이후로 최고의 연기였다고 할 수 있다.

종합하면, 사회적 의미와 완성도, 연기력 등 모든 면에서 근래 최고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요즘 사회드라마 열풍이 불었는데 그 중에서도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 ‘개과천선’이 별다른 주목도 못 받고 조기종영으로 사라지는 것이 특별히 아쉬운 이유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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