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선 관리와 치주질환
평소 자주 이가 시린 느낌이 들었던 회사원 김모(33)씨는 치과를 찾았다가 치은염 진단을 받았다. 음식을 먹은 뒤에는 반드시 칫솔질을 하는 등 평소 구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김씨로서는 뜻밖의 일이었다. 의사는 잘못된 칫솔질이 한 원인이라고 했다.
■초기 염증 방치하면 치조골 손상, 발치까지
구강관리, 하루 세 번 꼬박 이를 닦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윤승환 연세메이트치과 원장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올바른 칫솔질을 하고 구강 건강을 잘 관리하고 있다 여기지만 치과 검진을 받아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칫솔질 방법이 잘못됐거나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흔히 '풍치'라고 부르는 치주질환은 우리나라 성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박테리아가 치은(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 잇몸선 부분을 공격해 치주인대와 근처 조직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손상이 잇몸에만 국한돼 비교적 회복이 빠른 경우가 치은염, 염증이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번진 상태를 치주염으로 진단한다. 대한치주과학회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의 ¾가량이 크고 작은 치주질환을 앓고 있으며,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치주질환 환자 수는 2000년 445만7000명에서 2010년 794만1000명으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치아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세균막인 플라크(plaque)다. 끈적끈적하고 무색인 플라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져 치석이 된다. 치석은 그 자체로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구강 내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 치석 위에 플라크가 더욱 쉽게 쌓이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플라크는 치아와 잇몸 아래로 이동하면서 치조골을 손상시킨다. 방치하면 결국 치아를 뽑아내야 하는 경우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고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또한 치주질환 원인균으로 인한 감염은 당뇨나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의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꼼꼼한 칫솔질로 잇몸선 플라크 제거를
초기 치은염은 잇몸이 붓고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초기에는 칫솔질만 꼼꼼히 해도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 치주염으로 진행된 경우는 지속적인 입냄새가 나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올 수 있다. 음식을 씹을 때 불편한 느낌이 들고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치은염을 예방하고 초기 치은염을 잡기 위해서는 올바른 칫솔질이 필수다. 특히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분인 잇몸선은 꼼꼼히 신경 쓰지 않으면 잘 닦이지 않아 박테리아의 공격지점이 되기 십상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 OQ(oral care quotient, 구강관리 지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구강관리 전문 브랜드 오랄-비가 성인 남녀 4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4.6%의 응답자가 칫솔질을 할 때 가장 닦기 어려운 부위로 잇몸선을 꼽았다.
올바른 칫솔질을 위해서는 칫솔을 양옆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말고 잇몸에서 치아로 쓸어내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 치아 표면뿐만 아니라 잇몸과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 입천장과 혀 등 구강 모든 부분을 빠짐없이 닦는 것이 중요하다. 윤 원장은 "플라크의 효과적인 제거를 위해서는 올바른 방식의 칫솔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플라크가 잘 생기는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인 잇몸선을 세심하게 닦아야 한다"며 "자신의 치아 모양을 살펴보고 플라크가 끼기 쉬운 부위를 파악해 좀 더 신경을 쓰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구강을 위해서는 6개월~1년마다 정기적인 구강 검진을 받고 잇몸선의 플라크 제거를 돕는 기능성 칫솔이나 치실, 치간 칫솔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이경석 기자
사진=김승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