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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후기] 고달픈 종주의 끝, 새로워진 나를 찾았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8.28일 08:12
한국 《인천바로알기종주》체험후기

《헉, 헉…》 《터벅터벅…》 숨이 차오르는 거친 숨소리와 힘없이 옮겨지는 무거운 발자국소리…지난 8월4일부터 9일까지 한국 인천에서 있은 인천바로알기종주는 그야말로 걸음과의 전쟁이였다.

무모할만치 걷고 또 걸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도로를 수십리 걷다가도 산 넘어 산, 련거퍼 몇개의 산언덕을 넘어야 했으며 끝없이 펼쳐진 논길을 꼬박 반나절을 걸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매일30여km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고 나서 저녁에 도착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텐트가 기다리고있었다. 날벌레와 산모기가 득실거리고 급수시설도 시원치 않았지만 그곳은 지친 종주단원들이 하루 피곤을 풀어주는 유일한 쉼터이다. 그렇게 종주의 하루는 텐트에서 저물어가고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배낭을 짊어메고 그곳에서 출발한다.



중국 참가자 박서림 종주단 합류

앞서 5월에 열렸던 길림신문사에서 주최한 《인천문화재단컵》 조선족중학생 사이버백일장에서 금상을 수상한 훈춘시제5중학교 박서림학생은 인천문화재단의 추천과 한국경인일보의 후원으로 얼마전 《인천바로알기종주》에 합류하게 되였다. 첫 한국행을 하게 된 서림이는 한국이라는 그 곳, 50만명 중국조선족이 머물고있는 그 곳이 더없이 궁금하였고 이웃 나라 한국에 대한 벅찬 기대감에 부풀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인청시청에 마련된 종주발대식 현장을 찾은 서림이는 구름위에 떠있는듯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내성적인 성격인 서림이는 발대식이 시작되고 나서야 종주단 학생단원중 자신만이 중국인 참가자라는것을 알게 되였고 그 당혹스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보였다. 그런 서림이를 같은 팀 팀원들이 눈치채고 먼저 관심의 손길을 내밀었다. 낯선 팀원들사이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기로 한 서림이는 차차 그들과 말을 섞고 어울려가며 국경을 뛰여넘은 우정을 쌓기로 마음 먹었다. 발대식 이튿날, 서림이는 신끈을 동여매고 종주 첫 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부푼 마음을 안고 한국땅을 처음 밟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할겁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향인 한국을 저의 두발로 직접 걸어본다는것이 꿈만 같습니다. 특히 사교성이 취약한 저는 다른 나라 친구들과의 교류도 무척 기대됩니다. 학습성적은 학급에서 1등이지만 체육성적이 꼴등인 저에게 이번 종주가 체력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였으면 합니다.》 수줍은듯 말하지만 서림이는 진작 각오를 단단히 다진듯했다.

체력고갈, 그래도 끝까지 견지하는 리유는

허나 6박7일간 도보로 이동하는 종주는 첫날부터 고역의 맛을 톡톡히 안겨주었다. 30섭씨도를 웃도는 폭염속에서 5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발걸음을 옮겨딛는 아이들속에는 벌써 발에 물집이 잡히거나 발톱이 뽑혀나간 단원이 있는가 하면 코피가 나고 호흡이 고루롭지 않은 아이들이 하나 둘 대오에서 멀어져갔다.

가도가도 똑같은 아스팔트길이 되풀이 되는 평지는 길기도 했다. 그런 평지가 끝날 무렵에는 최대난코스인 산이 떡하니 가로 막고 서있었다. 산을 오를 때면 누구라 할것없이 모두가 힘들어했다. 지난번 종주때도 산행이 제일 힘들었다며 헉헉거리는 단원들의 숨가쁜 말소리가 들렸다.



주의깊게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니 한번만으로도 버거운 종주를 두번, 세번 지어 네번을 참가한 학생들도 있었다. 처음과 두번째, 세번째중에서 더 힘들었던 때를 가려내기조차 어려운 매번의 종주라면서도 그들은 해마다 종주신청때면 그때가 그리워져 또 다시 신청서를 제출하게 된다면서 때아닌 웃음꽃을 피운다.

《늘 이번이 마지막일거라는 생각으로 신청서를 넣고 종주에 참가하지만 고된 도보행진에서 수많은 생각을 거쳐 나 자신을 제대로 뉘우치고 반성하게 되여요. 그러면서 저도 몰래 어느새 또 다시 신청지원을 넣게 되는거예요. 매년 똑같은 종주 코스를 걸으면서도 해마다 성숙된 생각을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수가 있었지요.》

올해로 종주에 련속 네차례 참가했다는 인천 청라고등학교 강익현군(19살)이 밝히는 종주 참가 소감이자 그가 빠진 종주의 매력이란다. 어떤 학부형들은 참가자 몰래 종주신청을 해놓았다가 시기에 맞춰 배낭에 짐을 챙겨 아이를 종주에 합류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그런 참가자들은 첫번은 비록 부모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였지만 다음번은 결국 자신이 직접 신청지원을 넣고 끈기와 의지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멋지게 승리할수 있었다며 뿌듯해했다.

열성있는 민족 그리고 뛰여난 봉사의식

종주는 총 8개 팀으로 나누어 진행되였다. 그중 한팀에 한명씩 파견되는 대학생 지원자들은 전반 종주에서 아이들의 신변안전 보호자이자 수호천사로 맡은바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있었다. 10명의 대학생지원자가운데서 6명은 이미 중학교나 고등학교시절 종주단 단원으로 참가한적이 있는 경험자들이다. 그중에는 연속 2회, 3회를 거쳐간 지원자가 대부분, 든든한 맏형 조남식(26살)은 종주단 단원, 지원자를 포함하여 무려 7회의 종주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팀장이다. 올해는 특별히 촬영지원자로 자진해 나선 그는 늘 대오 제일 앞쪽으로 뛰여가 아이들의 종주 매 순간순간을 고스란히 렌즈에 담으면서 쉴새없이 땀을 훔쳤다.

종주에서 단연 돋보였던 10명 팀장들, 그들의 어깨에는 힘겨워하는 아이들의 배낭이 여러개씩 짊어져있었고 아껴두었던 자신의 한 모금 물도 갈증난 단원들에게 선뜻 내여주기도 하면서 손을 잡아 이끌어 주고 일부러 큰 소리로 노래도 불러주면서 사기를 올렸다. 똑같이 힘든 환경에서도 동생들을 먼저 생각하고 늘 타인의 어려움을 헤아려주는 그들은 뛰여난 봉사정신과 강렬한 리더쉽을 발휘하고있었다.



인행도로에서 한숨 쉬어가는 종주단단원들

가끔 산을 오르다가 마주친 등산객들의 가벼운 눈인사와 《청소년들이 참 멋진 일하네. 힘내게!》 라며 건네는 응원의 한마디는 그토록 단원들의 용기를 북돋았다. 해안도로를 걸을 때면 멀리 펜션이나 야외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종주단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자기들의 카메라에 종주대오를 담아주며 엄지를 내밀던 그들은 정열과 뜨거운 마음을 지닌 친절한 사람들이였다.

종주단을 14년째 이끌어가는 인천바로알기종주단 이동열단장은 《인천지역의 산과 바다와 삶의 현장을 걸으며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호연지기를 기르며 직접 자신의 발로 체험하게 된다. 여기서 난관을 극복할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인내력을 키우고 자신감을 기반으로 창조적 사고를 기르는 계기로 이어져온 인천바로알기 종주는 공동체생활을 함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방식을 익히고 책임감과 동료애를 키우는데 목적을 두고있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계속하여 종주를 통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심신단련을 이어나가련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극기훈련》이라고 착각했던 종주가 거둔 《유종의 미》

종주 6일차 되는날, 려객선을 타고 도착한 서해앞바다에 위치한 장봉도에서 종주 마감밤을 보내게 되였다. 단원들은 장봉도 바다가에 설치된 무대에서 팀별로 매일 저녁 련습했던 문예종목들을 선보이며 장끼자랑 삼매경에 빠졌다. 매일과 같이 종주를 마친 저녁이면 인화대학교 플렉스힙합동아리 친구들은 당일 종착지를 달려와 단원들에게 신나는 댄스를 배워주며 그들의 지친 하루를 달래주었다. 련속 6년째 이같은 자원봉사를 이어왔다는 플렉스힙합동아리는 일주일간 종주단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늘 화려한 종주마감밤을 선사해준 셈이다.

종주 마감날 월미도에서부터 종착지인 시청까지 종주에 동참한 중국참가자 서림의 모친 리선영씨는 끝까지 완주를 이룩한 딸애가 대견견스럽다면서 《자신의 두발로 선조의 땅을 밟아보고 해외견학으로 시야도 넓히는 좋은 기회를 부여한 행사 주최측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딸애가 학업과 생활과정에서 힘든 일에 봉착할 때마다 종주때의 의지를 되새기며 곤난을 당차게 이겨낼것 같다》며 기뻐했다.

인천시청을 시작으로 소래포구, 생태공원, 만월산, 계양산, 하점고인돌, 강화민통선지역, 서사체험학습장, 외포리, 마니산, 인천국제공항, 장봉도, 월미도, 문학산 그리고 다시 인천시청으로. 6박7일 《도보전쟁》을 치르며 걸었던 로선을 다시 되돌아보니 그곳들은 인천의 력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고있는 곳이자 앞서 살아간 세대들의 체취를 느끼고 인천의 과거와 현재를 탐구할수 있는 유서깊은 곳들이였다.



종주 종착지점인 인천시청에서 모자를 머리위로 올려던지며 완주를 경축하고있다

걸으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걸었던 6박7일간의 자신과의 승부, 종주단 취지대로 자기 두발로 인천땅을 밟으면서 그들이 나서 자란 인천을 바로 알고 한계에 도전하여 한 걸음 성숙에로 다가서게 하는 인천바로알기종주는 독특한 자아훈련법으로 청소년들에게 자기계발 시간을 마련해주고있었던것이다.

180km를 완주하고 다시 출발지점이자 종착지점인 인천시청에 돌아와 쓰고있던 모자를 머리위로 날리는 중한청소년들, 같은 민족의 끈기와 패기와 열정으로 충만된 그들의 환호성은 오래도록 메아리쳐 갔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낯선 나라에서 과감히 종주 첫 발을 떼고 완주까지 멋진 마침표를 찍은 서림이도 모자를 하늘가로 올려던지며 자랑스럽게 웨쳤다.

《조상의 나라 <한국>에서 보낸 일주일은 어른이 되여가는 나에게 가장 큰 용기와 신심을 북돋아준 잊지못할 종주였습니다! 종주의 끝에서 새로워진 나를 찾았습니다...》

길림시문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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