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는 생각보다 위험한 질환이다. ‘탱크가 지나가는 것 같다’ ‘밖에서 문을 쿵쾅쿵쾅 두드리는 듯하다’며 우스갯소리를 건네지만 코골이는 농담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심한 코골이는 이혼사유로 인정될 만큼 다른 이들을 괴롭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해친다.
코골이는 입천장과 목젖이 늘어지거나 편도선·혀가 큰 경우, 근육덩어리인 혀가 뒤로 떨어지면서 상기도가 막혀 발생한다. 숨을 쉬는 통로가 좁아져 호흡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다.
술을 마시거나 피곤하면 평소 코를 골지 않던 사람이라도 코골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 또 편도선과 아데노이드조직이 자라면서 소아 때 코를 골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코골이가 더 심해져 코를 골지 않던 사람이 코골이를 시작하기도 한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신재민 교수는 “코골이는 연령에 비례해 심해진다”며 “잘 때 구강, 목젖, 혀 등의 긴장이 유지돼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근육의 탄성이 느슨해져 누웠을 때 기도가 더 잘 막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은 폐경 이후 호르몬변화의 영향으로 탄성이 더욱 저하된다”고 덧붙였다.
코골이가 심해지면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숨을 10초 이상 쉬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숙면을 방해해 낮 동안 집중력저하, 피곤함, 무기력증을 야기하고 스트레스호르몬을 증가시킨다.
심혈관계질환, 고혈압, 당뇨 등의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 치매, 성생활, 야뇨증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으로 뇌에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반복되면 인지기능장애를 일으켜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코골이가 심하다고 느낀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좋다. 코골이는 양압기, 구강내장치 등 보조적 방법이나 수술로 교정이 가능하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코골이가 심하지 않다면 수면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 효과가 있다. 신 교수는 “똑바로 누웠을 때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옆으로 누워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