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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국내 돌아온 기업인의 한숨 "동남아 갈 걸…"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9.03일 00:29
중국에서 국내 돌아온 기업인의 탄식

장영문 파워이앤지 사장

"은행이 신규사업자 취급…정책자금 대출절차 복잡

신용보증 6개월 더 걸려…대출 9억 중 3억 꺾기"

[한국경제신문 ㅣ 추가영 기자] “동남아시아로 갈 걸, 왜 한국으로 돌아왔을까 후회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장영문 파워이앤지 사장(51·사진)이 한국으로 되돌아오기로 결심한 것은 2012년 12월. 그때 한국에서 산 승용차 주행거리는 7만5000㎞에 달한다. 공장을 짓는 전북 군산과 서울을 오가느라 장 사장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그는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할까 생각하다가 2012년 말 한국에 잠깐 들렀을 때 ‘유턴기업지원법’(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에 대해 듣고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며 “하지만 국내 유턴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파워이앤지는 굴착기 등에 들어가는 부품인 얇은 철판(박판)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업체다. 중국 내수경기가 좋았을 때는 매출이 400억~500억원에 이르렀으나 건설 경기가 나빠지면서 2012년 매출은 80여억원으로 줄었다. 장 사장은 “지난 14년간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했지만 기업소득세 면제 폐지, 최저임금 인상, 준조세 비용 증가 등으로 중국 경영 여건이 악화돼 동남아시아 등 제3국으로 공장 이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국내로 되돌아오기 위해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그해 5월 전북도와 ‘유턴기업 지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파워이앤지는 지난해 6월 통과된 ‘유턴기업지원법’에 따라 산업단지 우선 입주, 입지설비보조금 지원 등 여러 혜택을 받았다.

문제는 복잡한 절차와 시간이었다. 예컨대 자금 융자를 받기 위한 신용보증 과정이 예상보다 6개월이 더 걸렸다. ‘유턴기업’으로 인정받았는데도 중국에서의 사업과 거래처를 인정받지 못하고 ‘신규 사업자’에 대한 대출 요건이 적용된 탓이다.

장 사장은 “지난해 8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 대상으로 지정됐는데 은행과 보증보험 등에서 같은 서류를 검토하는 데만 2~3개월씩 걸렸다”며 “올해 2월에야 토지 대금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공장 완공 지연돼 거래처 날려"

장 사장은 “국내 유턴기업으로 일단 지정받으면 자금과 인력 지원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유턴기업으로 확정받았다는 사실은 국내에서 하려는 사업을 해외에서 2년 이상 해왔다는 사실을 공인받은 것인데, 금융회사나 신용보증기금 등에서는 내규를 이유로 ‘신규 사업자’로 분류해 까다로운 심사를 한다는 것이다.

보증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장 사장은 “9억여원의 정책자금을 지원받으려면 보증을 먼저 받아야 했다”며 “오랫동안 중국에서만 사업하다 보니 국내에서 보증을 받는 데 필요한 보증인을 구하지 못해 보증보험 발급료 7000여만원뿐만 아니라 3억원을 강제로 예치해야 했다”며 “지원받기로 한 돈의 60% 정도밖에 쓰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공장을 준공하고 난 뒤에는 중국 현지인력 비자 발급이 말썽이었다. 장 사장은 “KOTRA 사장 명의의 고용추천서인 ‘골드카드’를 발급받았는데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중국 외교부와 한국 영사관의 서류 인증을 추가로 요구했다”며 “중국의 현지 사정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에서는 인맥이 없으면 인증을 받는 데에만 열흘 이상 걸린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장 사장은 “해외에 있는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처 유지”라며 “당초 사업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거래처가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소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해 승인을 받은 사업계획서대로 국내 유턴이 이뤄졌다면 지난해 말 공장을 다 짓고 올해 초 국내에서 생산을 시작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당장의 매출 감소보다 거래처와의 신뢰가 깨진 데서 오는 피해가 더 크다”며 “공장을 준공했지만 주문을 다시 가져오기가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장 사장은 “좋은 정책은 지원금의 크기보다는 사업계획에 따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가 잘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부가 지원금 ‘먹튀’(먹고 도망가기) 때문에 검증을 강화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먹튀’를 막기 위해 유턴기업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지 않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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