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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1)-째지게 가난한 집 장녀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1.29일 11:24
15년전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까지만해도 나는 내가 오늘까지 이맇게 살아있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때 의사선생님은 내게 몇달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고 아주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얼마나 많고많은 삶의 미련들이 남아있는데… 가정과 사업, 더우기 나의 어린 아들애는 엄마가 없이 이 세상을 어찌 살아갈수 있단 말인가?


나의 생명이 각일각 분초를 다투며 소실되여가고있을 그때 , 나는 모든 친척 친우들에게 나의 위독한 병상황을 알리지 못하고있었다. 그때 나는 39살의 한창 젊은 나이였다. 39살의 인생은 한 인간의 생애에서 가장 왕성하게 삶의 의욕을 느낄 때이다. 그러면서 또한 우로는 부모님이 계시고 아래로는 무릎아래 자식이 있는 어려운 시절이기도 하다.

나는 차마 친인들을 멀리 떠나갈수 없었다. 오직 하나, 나에게 주어진 기구한 운명과 박투하며 살아가는 길밖에는 다른 길이 없었다. 이러한 운명과의 박투를 나는 어언 15년간이나 계속해오고있었다. 죽음은 나에게 있어서 더는 평범한 단어가 아니였다. 죽음의 사신은 시시각각 내곁을 맴돌고있었고 죽음을 뿌리치기 위한 나의 몸부림은 처절하였다. 나는 기상천외한 처방약들도 먹어보았고 형형색색의 보건약품들도 먹어보았으며 좋다 하는 보건보신방법은 거의다 시도해보았다.


아마 운명도 나의 이토록 끈질긴 의력과 강인함에 두손을 바짝 들고 무릎을 꿇었는지도 모른다. 드디여 기적이 일어나고야 말았던것이다. 39살 그 나이에 몇달밖에 살수 없다던 청천벽력 같은 사형판결을 받았던 나이지만 오늘 이때까지 완강하게 버티며 살아오고있는것이다.


그동안 나는 몸이 전보다 많이 좋아지는것을 느꼈고 내 인생이 희망으로 충만되여있음을 감지할수 있었다. 나는 내가 걸어온 운명과의 박투와 그 승리로 벅찼던 아름다운 인생의 좋은 나날들과 내가 걸어온 인생사를 낱낱이 기록하여 나 자신에게 남기고싶고 또 후대들에게도 전해주고싶은것이다.

소시적 추억은 8살때부터 적는다.

그때 나는 항상 《우리 집은 왜 이렇게도 가난할가?》하고 생각했다. 페결핵병을 앓고있는 아버지는 퇴근하고나면 힘들어서 늘 침대에 누워만 계셨고 체력로동은 전혀 하실수 없었다. 병약한 아버지는 언제나 시시콜콜 앓음자랑만 하셨고 그칠수 없이 터져나오는 기침때문에 몹시 힘들어하셨다.

부지런한 어머니는 늘 쉴새 없이 분주히 돌아쳤는데 나는 어머니가 한가히 보내는 날을 한번도 보적이 없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집안일을 돕기 시작했다. 땔나무를 주어오고 약을 달이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는 등 자질구레한 일은 도맡아했다. 그랬어도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여전히 팽이처럼 바삐 돌아치군 하였다.


나이가 좀 들어서야 나는 어머니로부터 아버지와의 만남을 듣게 되였다.


아버지가 18세 되던 해 아버지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산속에 들어가 나무를 운반하다가 불행하게도 넘어뜨리는 통나무에 가슴을 맞고 당장에서 페부가 찔려 심한 상처를 입었던것이다. 겨우 목숨은 부지했으나 나중에 또 깊이 감염까지 되여 그번의 사고로 엄중한 페결핵에 걸리게 되였다고 한다. 그런 연고로 아버지께서는 체력로동은 전혀 할수 없게 되였다.

다행으로 아버지는 속셈이 빠르고 장부도 기입할줄 알아서 연길시장백향공소합작사에서 로동자편제로 회계일을 맡아보게 되였다. 그 시절 도시 로동자로 된다는것은 뭇사람들의 흠모를 받는 일이라 어머니도 친정집 친척들의 권유로 아버지와 만나 결혼하게 되였다.


어머니는 수척하기 그지없는 아버지와 첫선을 보는날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고 한다. 더우기 아버지의 가슴에 남아있는 나무가지에 찔린 검은 동굴같은 험상궂은 상처자국을 보았을 때 어머니는 너무 끔찍하여 기겁할 지경이였다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왜냐하면 눈앞에 있는 이 도시 남자가 바로 어머니가 가난한 시골을 벗어날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끈이였기때문이다. 어머니의 친정은 매우 편벽한 시골에 있었다. 온 가족이 일년내내 뼈빠지게 일해도 항상 살림은 쪼들리기만 했고 생활은 펴일줄 몰랐던것이다. 친정집 부담을 덜어주고 또 가난한 시골마을을 영원히 떠나버리고싶은 마음에 어머니는 몸에 병이 폭 든 불구남자에게라도 시집가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고 한다.


아버지한테 시집온 그날부터 어머니의 고달픈 인생살이가 시작되였던것이다. 집안의 크고 작은 일체 가무일은 모두 어머니 혼자몸으로 맡아나서야 했고 아버지의 손을 바란다는것은 꿈도 꿀수 없는 일이였다. 어머니는 남정네들이 해야 할 온돌수리, 물 긷기며 장작패기…하여튼 힘들고 어지러운 일은 모두 어머니의 몫이였다. 말그대로 소 갈데 말갈데를 다 가면서 마른일 궂은 일 가릴새가 없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도와 집안을 돌봐야 했다. 오빠가 있긴 했지만 오빠도 아버지처럼 페결핵에 걸려 시름시름 앓고있었다. 당시 페결핵에 결리면 병치료에 많은 돈이 들어갔고 환자들은 아무런 체력로동도 할수 없었다.

1년내내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아버지와 병치료를 하고 몸보양을 해야 하는 아들, 그외에도 한창 자라는 넷이나 되는 올망졸망한 자식들을 눈앞에 둔 어머니의 맘속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는 구태여 길게 말하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어머니는 늘 집마당에 고추를 많이 널어 말리군 했다. 빨간 고추를 말리고나서 어머니는 밤낮이 따로 없이 말린 고추를 빻아서는 시장에 내다 팔군 했다. 그때 어머니의 손은 항상 빨갛게 고추물이 들어있었고 눈도 빨갛게 피발이 서있군 했다.


어머니는 광주리도 틀고 거적도 짰다. 가정과 자식들을 위해 돈이 될만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았다. 이렇듯 간고한 생활환경속에서도 어머니는 종래로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는 모습을 보인적이 없다.

어머니의 삶에 대한 집착과 견강한 성격은 나의 일생에 영향을 주었으며 나에게 그 어떤 곤난과 시련속에서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나아가는 강인한 성격을 키워주었다.


어느 한번 어머니는 밖에서 가냘픈 몸으로 밀차를 밀며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지쳐서 집문밖에 쓰러지셨다.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어머니는 깨여나지를 못했다. 나는 그만 기겁하여 엉엉 울어댔다. 내가 우는 소리에 이웃들이 달려와 어머니를 집안에 들어다 옮겨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꼭 어머니를 도와드리며 어머니를 더는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지고 또 다짐하였다.

8살나던 해부터 나는 어머니를 도와 아버지의 약도 달이고 빨래도 할수 있었다. 땔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어린 나는 사처로 다니면서 석탄콕스를 주어오군 했다. 우리 집과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생산물자공사가 있었는데 보이라실옆에 커다란 석탄재더미가 있었다. 석탄재더미에는 채 타지 않은 석탄이며 콕스가 묻혀있었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석탄재더미를 뚜지면서 석탄을 주어오군 했다. 날이 어둡기 전에 더 많은 콕스를 줏기 위해 나는 항상 두세시간씩 석탄재더미속에서 헤맸으며 날이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야 가냘픈 어깨에 묵직한 석탄콕스를 메고 지친 몸을 끌며 집으로 돌아오군 했다.


-연변국제무역그룹 회장 최정금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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