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같은 소리하네!"
[OSEN=박현민 기자] '인간과 염소의 금지된 사랑'. 예상조차 못한 이서진과 (암)염소 잭슨의 묘한 러브라인 관계 설정에 시청자는 '빵' 터졌다. 한적하고 밋밋할 거라 생각했던 이서진-택연의 강원도 정선의 전원 라이프가 이렇게 재미있게 탈바꿈 될 줄은 전혀 상상조차 못했다. 이 예능도, 이걸 만들어낸 제작진도 정말 다들 미쳤다.
'삼시세끼'는 이서진과 옥택연이 시골에서 삼시세끼를 만들어 먹는다는 단순한 구조다. 떼로 몰려나와 토크를 핑퐁처럼 주고 받거나, 많은 이들의 모습을 교차편집으로 스피디하게 담아낸 요즘의 예능 트렌드와 사뭇 다르다.
게스트가 매 회 등장하지만, 프로그램의 기본 골자는 여전히 이서진-옥택연의 조합이다. 여기에 제작진은 인격을 부여한 동물을 투입했다. 강아지 밍키, 고양이 멀랜다, 닭그룹 소피아, 그레이스, 올리비아, 엘리자베스, 마틸다가 바로 그들이다. 예사롭지 않은 이들의 존재감은 결국 지난 7일 방송된 '삼시세끼' 4회에서 이서진과의 러브라인까지 형성해 웃음을 안겼다.
불씨는 이날 게스트였던 김지호가 지폈다. 잭슨을 귀여워하며 쓰다듬었지만 돌아오는 건 무반응. 김지호는 자신을 차갑게 외면하는 잭슨을 보고 "건방지기가 이서진과 비슷하다. 사람을 쳐다도 안 본다"고 투정을 부렸다. 이는 이서진을 대하는 잭슨의 묘한(?) 태도와 확실히 대조됐다.
잭슨은 일에 열중하는 이서진의 뒷태를 건초를 질겅이며 게슴츠레 응시하가 하면, 이서진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시선으로 쫓았다. 이서진 역시 이를 눈치채고 "얘, 나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잭슨은 더욱 용기(?)를 내 이서진의 몸 냄새를 맡고, 자신의 얼굴을 등에 부비며 행복한 미소를 드러냈다. 이는 염소의 이름을 제작진에게 듣고 "잭슨 같은 소리하네"로 시작된 둘의 첫 만남, 우리를 만들어주는 모습, 먹이와 물을 주는 모습 등의 화면이 오버랩되며 '사랑의 서막'을 알렸다.
그저 밭에 있는 작물을 따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염소의 젖을 짜내고, 닭의 알을 받아서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고 만들어낸 밥을 함께 먹는 시골 일상의 모습들이 '삼시세끼' 제작진의 손을 거쳐 획기적인 예능으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은 결국 부정할 수 없다. 이는 배낭여행프로젝트 '꽃보다' 시리즈를 메가히트시킨 나영석 PD의 능력인 셈.
시골 라이프로 단지 시청자를 '힐링'시키는 데 만족하지 않고, 고기로 빚진 것을 수수 수확으로 되갚는 설정, 인간과 염소의 '썸'이라는 시트콤 같은 예측불허의 상황까지 내놓아 웃음을 잡아낸 '삼시세끼'는 tvN과 나 PD의 조합의 시너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프로였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