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까운 시르테市 점령, 북아프리카로 戰線 넓혀
테러 단체 IS(이슬람국가)가 최근 리비아 중부의 지중해 도시인 시르테를 점령했다고 아랍권 방송 알아라비아가 20일 보도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이 IS 거점인 이라크 북부 모술을 탈환하기 위해 이라크 일대로 전력을 모으고 있는 동안, IS는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로 전선(戰線)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IS가 이 지역으로 세력을 넓히면 지중해를 건너 유럽 대륙도 직접 위협할 수 있다.
IS는 지난 19일 대공화기·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를 장착한 차량 수십여대를 동원해 시르테 주요 시설을 장악했다. IS는 교전 없이 도심에 진입했으며 이 같은 장면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IS는 2011년 '리비아 내전' 이후 반정부 성향이 된 시르테의 토착 세력, 극단적 이슬람주의 성향의 무장단체 '안사르 알샤리아'와 동맹을 맺어 시르테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리비아 내전'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전 원수가 사망해 권력 공백이 생기자, IS 같은 무장 단체가 이 틈을 노려 리비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다피 고향인 시르테는 내전 이후 반정부 단체의 소굴로 변해 혼란이 계속됐다.
IS는 20일 IS 격퇴전에 뛰어든 이집트에 대한 보복 테러도 벌였다. IS는 리비아 동부의 이집트 국경 인근 도시 쿱바에서 차량 폭탄 공격으로 이집트인 8명 등 최소 45명을 살해했다. 최근 IS가 리비아에서 외화벌이하던 이집트인 21명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이집트가 리비아 내 IS 근거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에 나섰다.
[노석조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