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5일, 환경미화원들이 보스턴 시내에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
최근 미국 동북부를 강타한 이례적인 한파와 폭설의 원인이 중국, 인도 등 지역에서 배출된 오염물질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공영라디오방송(NPR)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실 소속 물리학자 조너선 장 박사는 NASA의 인공위성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NASA는 최근 아시아의 대기오염이 글로벌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의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한 지난 30년간 북태평양 지역의 폭풍 강도가 예년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염물질로 인해 해당 지역의 강수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NASA의 인공위성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석탄 연료를 사용하며 배출된 황 성분 등이 기류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 북태평양 위 구름과 섞이는 것을 확인했다.
조너선 장 박사는 지난해 "오염물질이 일종의 핵(核)으로 작용하면서 구름을 더 크고 무겁게 만드는 동시에 더 많은 비를 내리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장 박사는 "오염물질이 섞인 구름이 폭풍의 형태로 미 서부 해안에 비와 눈을 뿌리거나 캐나다까지 전진하면서 미 전역에 큰 기상변화를 일으켰다"며 "더 크고 강력해진 구름(폭풍)이 지난해 겨울과 올해 봄 미국에 이례적인 한파와 폭설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푸단(复旦)대학 환경과학공정과 바오춘콴(包存宽) 교수는 장 박사의 이같은 주장에 "'나비효과'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 인도의 오염물질이 미국의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가능한 주장이지만 '나비효과'가 일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며 "중국, 인도의 오염물질이 미국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의 이같은 판단은 주관적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동북부에서는 이번 겨울 영하 10∼20도의 강추위와 눈폭풍·폭설이 이어지며 교통과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것은 물론 연방정부가 문을 닫기도 했다. 특히 이달 5일에는 남부 텍사스주부터 동북부 뉴욕주까지 '3월의 폭설'이 내리며 각급 학교의 휴교, 관공서 휴무, 고속도로 마비, 항공기 결항 등이 잇따랐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