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저먼윙스려객기 자살비행사고는 항공업계에서 쉬쉬하던 조종사의 《자살비행》문제를 수면으로 끌어올렸다. 항공사와 규제당국은 조종사들의 정신건강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자살비행을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NYT는 《조종사의 자살비행에 대해 업계와 당국은 인정하지도 않고 언급하는것도 꺼려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저먼윙스사고기의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는 병가 이후 훈련 복귀를 신청하면서 회사에 우울증을 앓고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회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루비츠가 이미 며칠전부터 자살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려객기 조종실 보안규정도 꼼꼼하게 살펴보는 등 자살을 사전에 계획한 상황이 드러나고있는데도 저먼윙스 모회사인 루프트한자의 카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사고후 《그는 비행에 100% 적합한 상태였다》고 말했던것은 항공사가 조종사의 건강상태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항공사가 조종사들의 정신건강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이어졌지만 항공사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2012년만 해도 민간항공기구가 젊은 조종사들의 심리문제를 점검할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했던것이다. 유럽항공심리학회 안드레 드루그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사측은 조종사에게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조종사들이 스스로 엄격하게 자신을 통제하라고만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업계와 당국은 조종사에 대한 관리부실이 여러차례 사고로 이어졌지만 감추는데에 급급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997년 104명이 사망한 인도네시아 실크에어려객기 추락사고의 경우 미국 조사관들은 조종사의 직책 강등과 가족간 문제를 들어 자살로 결론내렸지만 인도네시아 조사당국은 자살가능성을 배제한것이 대표적이다.
1999년 대서양에 추락해 217명의 사망자를 낸 애급항공사고에서도 부조종사가 《나를 신에게 맡긴다》며 고의 추락한 상황이 발견됐지만 애급 정부의 압력으로 《자살》 비행으로 결론 내리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2012년에도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던 제트블루항공 려객기 조종사도 종교와 9·11테러 등에 관해 횡설수설하며 고의로 항로를 리탈하다 승객들에게 진압돼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조종사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