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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에 왠 북한 박물관?

[온바오] | 발행시간: 2015.06.12일 22:36



김 열 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김정은의 통치자금 확보 방법이 점차 세련되고 있다. 김일성 때는 대놓고 마약을 거래하거나 외교관들이 밀수를 했다. 김정일 때는 슈퍼 노트로 위조지폐를 찍어 해외에 뿌렸다. 이런 불법 행위들이 차단되기 시작하자 합법적으로 통치자금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제일 쉬운 방법이 외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것이었다. 아리따운 북한 아가씨들의 가무를 동반한 북한 식당 영업이었다. 영업이익은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로 직행한다. 두 번째 방법은 인력 송출이었다. 5만 여명의 해외파견 북한근로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북한으로 송금하면 39호실에서 그 중 90% 이상을 통치자금으로 뺏어간다.

여기까지는 상상이 가능한 방법이다. 물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통해 통치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상상이 된다. 북한은 여기서 한 걸을 더 나아가 제3의 방법을 찾아냈다. 외국과의 외교적 관계도 돈독히 하면서 체제선전도 하고 돈도 벌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한국인들이 ‘봉’이면 더 좋다. 주머니도 털고 북한 체제도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유적지가 있으면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들락거리는 장소에 일종의 ‘북한 문화관’을 짓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관으로 이름 지으면 방문객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애매한 이름이 필요했다. 이것이 캄보디아 시엠립의 앙코르와트 유적지 내에 개관되는 ‘그랜드 파노라마 박물관(Grand Panorama Museum),’ 즉 북한 박물관이다.

북한 박물관은 캄보디아 정부가 토지를 제공하고 북한이 건축비를 투자하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북한이 10년간 운영한 뒤, 이후 10년 동안은 북한과 캄보디아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결국 개장 20년이 지난 후 캄보디아 정부에 소유・운영권을 넘기는 것이다. 연건평 1,600여평 2층 규모 박물관에 북한의 해외 건설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는 2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3년여의 공사 끝에 본건물은 2013년 4월에 완공되었으나 박물관의 매표소 위치를 두고 캄보디아 정부와 마찰을 빚다가 올해 6월에 개장하게 된 것이다.

박물관 외부에는 캄보디아 전성기 시대의 유적들이 전시된다. 내부에는 가로 120m, 높이 13m 크기의 대형벽화가 설치되고 8~15세기의 캄보디아 예술품 수백 점도 전시된다. 3D 영상도 볼 수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북한이 캄보디아의 역사 및 문화 알리기의 전도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눈을 돌려보면 캄보디아와 전혀 관계없는 그림들이 등장한다. 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예술가들이 그린 백두산 풍경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가 그림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외국인들에게는 체제선전용으로, 그리고 한국인들에게는 심리전용으로 사용될 것이다. 이런 그림들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SNS로 돌아다닐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북한 박물관의 입장료는 6~8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념품 샵 등의 수입을 합하면 연 800만~1,000만 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북한이 3년 정도 운영하게 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7년 동안의 운영은 순 이익이 될 것이고 나머지 10년은 캄보디아와 수익을 균등 배분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북한은 적어도 1억 달러 이상의 통치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연 40만 명 정도의 한국인들이 앙코르와트를 방문한다. 이미 북한은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과 앙코르와트에 각각 2~3개씩의 식당 운영을 통하여 통치자금을 확보해 왔다. 따라서 앙코르와트에 북한 박물관이 개관되더라도 한국 관광객과 관광회사들은 조금 긴 호흡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기서 확보된 돈이 북한 주민의 생활고 개선에 사용되기 보다는 오히려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장거리 미사일・핵 개발 등 한국을 위협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까지 이용하는 북한정권의 속셈을 정확히 꿰뚫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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