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연애 생략, 결혼 直行하는 草食男들

[기타] | 발행시간: 2015.06.30일 09:13
연애보다 경제 안정 찾다가 뒤늦게 결혼정보업체 몰려… 男女회원 비율 역전 '男超'

여성들은 반대로 '연애' 선호… 결혼은 경력 단절 겁내 꺼려



28일 오후 3시 결혼 정보 업체 선우가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구혼(求婚) 남녀들을 상대로 단체 미팅 자리를 마련했다. 남녀 각 34명씩 68명이 모인 이날 미팅에서 분주히 자신의 짝을 찾아다니는 남자 회원 상당수는 상대 여성들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대기업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A씨(30)는 마주 앉은 여성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혹시 영화 좋아하세요?"라는 상대 여성의 질문에 A씨는 "네"라고 짧게 대답하고 얼굴을 붉혔고 여성은 곧장 자리를 옮겼다. A씨는 "20대 때 연애를 거의 안 해 봐서 여성을 상대하는 데 미숙하다"며 "결혼 상대를 고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여성을 만나볼 생각"이라고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미디어에서 거론된 20대 초·중반의 '초식남(草食男)'들이 30대 결혼 적령기를 맞아 결혼 시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초식남이란 연애나 데이트에 흥미가 없는 대신 자기 계발이나 취미 활동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남성을 말한다. 연애에 서툴지만 결혼 자체를 피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독신주의자와는 다르다. 이날 선우의 단체 미팅에서 A씨를 비롯한 적지 않은 남성이 연애 경험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연애에 소극적인 초식남들이 결혼할 나이에 이르면서 '결혼 시장'의 풍경도 달라졌다. 전통적으로 여성 회원이 많았던 결혼 정보 업체의 회원 수가 '남초(男超)'로 돌아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결혼 정보 업체 듀오는 지난 2008년 가입 회원 중 여성이 57.5%, 남성은 42.5%를 차지했고 이후로도 여성이 더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처음으로 남성 회원이 52%를 차지했다. 올해도 회원 2만6300명 중 남성이 1만3400여명(51.3%)으로 여성보다 많다. 남성 회원의 증가 속도도 여성 회원보다 빠르다. 지난 7년간 여성 회원 수가 50.5% 늘어나는 동안 남성 회원 수는 120%가 늘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수경(49) 듀오 대표는 "젊은 남성들이 연애보다 경제적 안정이나 자기 계발에 투자하고 결혼으로 직행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취업난과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연애에 드는 감정이나 시간, 돈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연애를 건너뛰고 결혼 정보 업체를 통해 배우자를 고르는 남성이 늘었다는 얘기다.

연애 경험이 적거나 거의 없는 초식남들이 여자 사귀는 데 미숙해 결혼 정보 업체를 찾는 경향도 있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결혼 업체 관계자는 "취업 경쟁과 일에 치이면서 연애 대신 취업이나 직장 생활에서의 성공을 추구하던 초식남들은 결혼 상대를 찾는 요령은 물론 여성을 대하는 기본적인 매너도 잘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커플 매니저들이 기본적인 매너부터 소개받는 여성과 만날 약속 장소까지 챙겨준다"고 했다.

초식남과 반대로 결혼보다 연애를 선호하는 직장인 여성은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직장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을 우려해 결혼에는 소극적이지만 연애에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연애에 소극적인 초식남에 대비해 '육식녀(肉食女)'라 부르는 이들이다. 최근 드라마에서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초식남과 육식녀들의 불일치 현상을 보여준 것이란 분석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난과 경기 불황으로 연애를 비용으로 여기는 '초식남'과 결혼을 손실로 여기는 '육식녀'들의 시선 차이로 빚어지는 불일치일 수 있다"고 했다.

[배준용 기자] [오로라 기자]

조선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40%
10대 0%
20대 20%
30대 2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60%
10대 0%
20대 0%
30대 6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4월 29일, 기자가 중국철도할빈국그룹유한회사(이하 '할빈철도'로 략칭)에서 입수한데 따르면 '5.1' 련휴 철도 운수기한은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도합 8일이다. 할빈철도는 이사이 연 301만명의 려객을 수송하고 일평균 37만 6000명의 려객을 수송해 동기대비 3.2%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인민경찰 덕분에 빠르게 아이를 찾게 되였어요.”

“인민경찰 덕분에 빠르게 아이를 찾게 되였어요.”

5.1절 련휴기간 방방곡곡에서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연길이 관광의 붐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근무중인 교통경찰이 인파 속에서 어머니와 흩어진 아이를 도와 어머니를 되찾아준 감동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5월 2일 저녁 8시 10분경, 연변대학 왕훙벽 앞거리와

"용돈 아껴 동기 몰래 후원" 김소현, 서울대 재학시절 미담 '훈훈'

"용돈 아껴 동기 몰래 후원" 김소현, 서울대 재학시절 미담 '훈훈'

'주안이 엄마' 뮤지컬 배우 김소현의 미담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 서울대 재학시절 미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유튜브 댓글을 캡처한 사진이 담겨 있었다. 해당 댓글은 자신을 김소현

"천사가 따로없네" 한지민·박보영·김고은, 어린이날 1억 5천 기부

"천사가 따로없네" 한지민·박보영·김고은, 어린이날 1억 5천 기부

어린이날을 맞이해 배우 한지민, 박보영, 김고은이 각 5천만원씩 총 1억 5천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측은 배우 한지민과 박보영, 김고은의 기부 소식을 전했다. 한지민은 지난 2007년부터 JTS의 모금 캠페인에 직접 참여했었는데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