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영난을 겪는 사설 동물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메르스 사태가 경영난을 더 악화시켰다고 하는데요.
업주가 사실상 운영을 포기한 곳도 있어 애꿎은 동물들만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이서현 기자의 현장고발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동물원.
원숭이가 있는 좁은 우리 한쪽에 개 사료가 놓여있습니다.
곰한테도, 타조에게도 먹이로 제공된 것은 모두 개 사료 뿐입니다.
사료통은 동물들의 배설물과 오물이 뒤섞여 있습니다.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조류들의 배설물이 동물원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어 경영난에 처하면서 방치된 동물들의 건강이 악화된 상황.
[인터뷰: 정채은 / 동물보호 시민운동 단체 대표]
"사육장이 굉장히 비위생적이고요. 털 색깔도 굉장히 윤기가 없고, 그런 걸 통해서 건강상태를 볼 수 있죠."
드문드문 찾아오는 방문객들은 불만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동물원 방문객]
"인터넷 보고 왔거든요. 약간 지저분해 보이고 안전조치 같은 것도 미흡한 것 같아서"
강원도의 다른 사설 대형 동물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말에도 텅 빈 모습이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경영난으로 오는 10월 폐쇄될 예정인데, 운영비와 관리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오물이 그대로 방치됐고 동물들에게 물과 음식이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상황.
동물원 부지를 빌려줬던 지자체는 동물원 인수자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강원도청 관계자]
"연장을 지금 검토하지 않아요. 워낙 시설이 운영이 잘 안 되고 있어서 인수받은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은데 (동물들을) 마땅히 받아줄 곳이 많지 않을 것 같다..."
동물원의 경영난이 동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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