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소방대원이 폭발지점 인근에서 발견한 하얀색 물질에 물을 붓자 화재가 발생했다.
8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톈진항(天津港) 폭발사고에서 소방부문의 화재진압이 오히려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징바오(新京报), 징화시보(京华时报) 등 베이징 지역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 폭발지점으로부터 1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험 화학물질의 잔해로 발견되는 하얀색 물질이 발견됐는데 소방대원이 이 물질에 물을 붓자 마치 콜라에 기포가 발생하듯 거품이 발생하더니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문제의 물질은 1~2백미터 길이의 거리에서 7~8군데 발견됐으며 대다수가 거의 탄 상태로 흔적만 발견됐다. 소방대원들은 사고현장 수습 과정에서 가연성 물질을 모두 수거하고 있다.
화학 전문가들은 폭발이 발생한 루이하이(瑞海) 회사 소속 위험물질 적재창고에 보관된 화학물질이 질산칼륨, 수산화나트륨, 요오드화수소 등 가연성이 높고 특히 수분을 흡수하면 쉽게 열을 방출하고 폭발할 수 있는 물질이었던 점을 들어 소방부문의 화재 진압작업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한 전문가는 "루이하이 물류회사가 다뤄온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은 활성이 매우 강해 수분을 흡수하면 쉽게 열을 방출하고 폭발할 수 있으며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 강철도 태울 수 있다"며 "이런 물질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보관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물질로 인한 화재를 진압할 때는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모래 등으로 덮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톈진시 소방부문에 따르면 지난 12일 저녁 10시 50분, 톈진개발구역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화재 현장으로 출동해 11시 6분 톈진소방대 소속 9개 소방중대가 소방차 35대에 나눠타고 현장에 도착했고 그로부터 10분 뒤 추가 소방대 인력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진압작업에 나섰는데 11시 30분 강력한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나 이같은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소방 부문은 화재진압이 폭발을 일으키거나 폭발력을 키웠을 가능성에 대해 "그곳에 화학물질이 있었던만큼 물이 아닌 모래로 진압을 실시했고 때문에 진압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지만 한 소방대원은 "현장에 출동할 당시 화학물질이 쌓여있다는 점을 몰랐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