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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에, 회식에…집돌이ㆍ집순이 만드는 ‘피곤사회’

[기타] | 발행시간: 2015.09.19일 10:07
피곤사회의 그늘…“그냥 집에서 쉬고 싶다”

야근에, 회식에 녹초…주말 되면 피곤함 몰려와

활동적인 여가 즐기고 싶지만 현실은 ‘방콕’

“휴일, 야근 수당 철저히 지급, 근로문화 개선해야”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주중과 주말에 밖에서 활동적인 생활을 즐기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휴식을 취하는 집돌이, 집순이가 늘고 있다. 특히 각종 경쟁과 야근 등 사회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20∼30대가 부쩍 늘고 있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은행원 박모(27ㆍ여)씨는 야근과 회식이 ‘퐁당퐁당’ 잡혀있는 주중에는 밤 11시가 넘어서야 혼자 사는 원룸으로 돌아와 침대에 주저앉는다. 최근 3개월간 거의 매일 그래왔다. 평일은 오자마자 씻고 자기 바쁘고, 주말은 밀린 잠을 충전하며 5평짜리 원룸에 홀로 ‘방콕’하는 경우가 많다. 친한 친구들도 가끔 집에 초대해 밥이나 먹일 뿐 웬만해선 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입사 2년차 박씨는 “원래 돌아다니길 좋아했는데, 평일은 시간이 없고 금요일이면 몸과 멘탈이 녹초가 돼 다 귀찮아진다”고 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 설문조사를 보면, 성인 2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56.9%)이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고 했다. 20대의 50.6%, 30대의 57.4%가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이들의 10명 중 4명은 ‘그냥 집에서 쉬고 싶다, 밖에 나가면 돈 쓸 일이 많다’고 응답했다.

졸업 4년째인 취준생 A(32ㆍ영등포구)씨도 “외출을 해서 기분전환을 할 이유도,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학원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데 자존감도 떨어져, 친구를 만나거나 연애를 하는 건 “내 일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정식 외출은 취업스터디 1군데. 하지만 거기도 분위기는 비슷해서 유대관계를 맺는 분위기가 아니다. A씨의 요즘 낙은 고시원 책상에 앉아 좋아하는 영화를 하루 1편씩 다운로드해서 보는 것이다.

그간의 조사를 보면 원래부터 이들이 정적인 휴식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국민여가활동조사(2012)를 보면 국민들이 희망하는 여가는 활동적인 게 대부분이었다. 해외여행(11.4%)이 가장 많았고, 영화보기, 등산, 스포츠 경기 직접 관람, 친구만남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실제 여가활동은 TV 시청이 46.2%, 이어 인터넷 검색, 게임 등 혼자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절반 이상이다. LG경제연구원이 펴낸 ‘한국인의 여가 양적ㆍ질적으로 미흡하다’ 보고서를 보면 우리 사회에 집돌이, 집순이가 늘어나는 것은 선택이 아닌 강제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연간 근로시간은 2071시간. OECD 평균과 400시간 차이다. 이는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이다. 근로와 학습에 투입하는 시간도 OECD 평균에 비해 하루 80분이 많다. 이처럼 생산활동에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탓에 활동적인 여가가 어렵고, 정적인 여가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여가시간 자체가 짧다는 점도 있다. 직장인의 연간 유급휴가 발생일수는 평균 10일로 독일(30일), 이탈리아(28일), 미국(12일) 등에 비해 크게 낮았는데 이 휴가도 온전히 쓰지 못했다. 10일 중 실제 쉰 날은 7일에 그쳤다.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저렴한’ 집돌이, 집순이 생활을 부추기는 큰 요인이다. 일례로 소득별 여가활동을 보면, 월 1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여가는 TV시청(47.5%), 인터넷 검색(7.3%) 등 저비용 여가에 치우쳐 있지만, 월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비용이 높은 활동도 포함, 다양한 여가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영 선임연구원은 “저비용, 비활동적 여가는 내수를 어렵게 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경제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휴일 및 야근 수당 미지급에 대한 제재를 확대해 초과 근무를 줄이고, 자유로운 연차사용이 가능하게 하는 등 근로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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