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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수입차 생태계…딜러들 마이너스통장으로 버텨

[기타] | 발행시간: 2015.10.03일 08:20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폭스바겐 사태로 수입차 시장이 어려워진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밑바닥에 깔려 있어요. 이 시장에 이제 미래는 없어요”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 전반이 침체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최근 본지가 만난 수입차 딜러들은 보다 구조적인 요인인 도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들은 수입차 시장이 호황일수록 양극화는 더욱 심해진다고 했다. 국내에 수입차를 들이는 업체들, 이를 받아 유통시키는 딜러사, 딜러사에 소속된 딜러들. 이들 모두 똑같이 차를 팔지만 차를 많이 팔수록 수입차 업체만 배를 불리는 승자독식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3대 판 사람과 7대 판 사람 수당 똑같이 ‘0’원= 수입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입차 업체부터 밑바닥 딜러들까지 수익을 내야하는선순환 구조의 생태계가 썩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차를 팔아도 돈을 벌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차를 3대 판 사람, 5대 판 사람, 7대 판 사람 모두 수당이 같다. 모두 수당이 0원이다”라고 말한다.

딜러들은 차값의 1%를 수당으로 받지만 이마저도 포기하고 차를 팔고 있다. 규모가 큰 딜러사 소속이면 기본급을 받지만 100만원조금 넘는 금액에 세금을 떼면 최저생계비도 안 된다. 일부 딜러사들은 딜러들이 차를 한 대도 못 팔면 기본급을 주지만 차를 팔면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이유로 그나마 주는 기본급도 지급하지 않는다.

늘어나는 수입차 전시장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딜러 자체적으로 할인에 할인을 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수입차 딜러사의 진입장벽은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 낮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2013년 전국에 316개이던 수입차 전시장이 2년 만에 364개로 불어났다.

▶팔라고 하면 무조건 팔아야= 딜러들 사이에서 ‘신성불가침’처럼 여겨지는 것이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찍어 내리는 목표 할당치다. 철저한 ‘갑을관계’ 속에서 딜러들의 제살깎기 경쟁으로 맺은 과실이 수입차 업체 위주로만 돌아가는 구조가 되면서부터다.

딜러들이 수입차 업체로부터 받은 할당치를 채우지 못하면 불이익을 당하는 구조적 문제는 더욱 깊어졌다. 업체로부터 받는 인센티브가 이들의 주된 수익원이란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독일차를 취급하는 한 딜러사관계자는 “업체가 제시하는 할당치를 채우지 못하면 다른 딜러사로 물량이 넘어갈 뿐더러 우리의 돈줄인 인센티브가 깎이므로 목숨을 걸고 할당치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딜러는 “딜러들이 점점 늘어나 각 개인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가 반으로 줄었다”며 “업체들은 고정된 비용 안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려고 해 결국 딜러들이 가져갈 파이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해마다 수입차 전시장이 늘면서 딜러 간 제살깎기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는 딜러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용산구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 [헤럴드경제 DB]

▶끼워팔기에 기본 3세트까지= 수입차 업체들의 이 같은 밀어내기에 더해 안 팔리는 차를 의무적으로 팔도록 하는 끼워넣기도 딜러들을 옥죄고 있다. 또 다른 딜러사 관계자는 “분기별 할당치에는 꼭 팔아야 하는 모델도 있는데 이는 인기가 별로 없는 것”이라며 “만약 특정 모델을 팔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받을 인센티브에서 절반이 떨어져 나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조건 팔아야 한다는 압박에 딜러들은 사비를 털어서라도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선팅, 코팅, 블랙박스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기본 3세트’다. 10년간 수입차 딜러를 하다 최근 업계를 떠난 A씨는 “생활비는 커녕 수당이0원이다보니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은행에서 퇴짜맞기가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준비 중인 B씨는 “딜러 생활하면서 남는 것은 마이너스통장뿐이었다”며 “딜러를 그만두기까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기를 쓰고 팔아주는 딜러 덕에 업체들만 신나=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딜러들이 꼬박꼬박 채워주는 할당치에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작년 영업이익은 1221억5900만원으로 전년도 423억7100만원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BMW코리아도 작년 571억2500만원으로 2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2013년 407억5300만원에서 작년 546억5500만원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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