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서 '면허증 교환 심사' 강화...외국인 면허 발급 증가세도 ‘주춤’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당국이 한국에서 속성으로 운전면허를 딴 자국민에 대한 심사를 부쩍 강화하면서 제주도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 중국인 행렬이 끊겼다고 제주의 소리가 전했다.
20일 도내 자동차운전전문학원 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 제주면허시험장의 신규 면허발급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 제주면허시험장에서 신규면허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1141명으로, 2010년 122명과 비교해 4년 사이 무려 9배 가까이 늘었다. 이중 90% 이상이 중국인이다.
연도별 중국인 신규면허 발급인원은 2010년 67명에서 2011년 117명, 2012년 169명, 2013년 331명, 2014년 991명으로 증가세가 가팔랐다.
중국인들의 제주행 러시는 한국면허 발급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시간과 비용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면허취득 비용이 100만원(한화,이하 동일)인 반면 제주에서는 반값에 가능하다.
중국인이 제주운전면허시험장을 이용하면 약 6만7000원의 비용만으로 면허취득이 가능하다.필기시험과 기능, 도로주행의 시간이 맞는다면 단 하루만에 면허를 취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간편한 면허시험 절차를 이용해 도내 운전전문학원에서 조직적으로 면허증을 발급받는 경우다. 이 과정에서 수강시간 이수 등을 지키지 않는 불법사례도 확인됐다.
실제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7월 중국인들이 운전면허를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학과교육 시간을 허위로 입력(공전자기록위작 위반)한 혐의로 모 운전학원 학감 A(51)씨 등 2명을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3월16일부터 5월28일까지 중국인 215명의 학과교육 시간을 허위로 입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규정시간을 채우기 위해 식사한 시간까지 학과교육 시간에 포함시켰다.
제주지역 속성면허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현지에서는 전문 브로커까지 생겨났다. 이들은 현지에서 관광객 모집 후 도내 자동차운전전문학원과 연계해 수수료를 챙기기도 했다.
한국내 언론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자 중국 공안부는 한국 등 외국운전면허 소지자가 자국 면허증으로 교환할 때 엄격한 심사절차를 거치도록 발급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중국 당국은 단기 출국한 관광객이 외국면허를 따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심사과정에서 위조나 변조 행위가 확인되면 최대 3년간 면허발급을 중단시키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도내 모 자동차운전전문학원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면허취득 여행상품 광고가 자취를 감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루 수십명이던 중국인 면허응시자가 거의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이드가 중국인 여러명을 모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난 추석연휴를 전후해 중국인들의 발길이 사실상 끊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