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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의 기다림'…2차대전 후 이별한 연인 재회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11.12일 09:45

노우드 토머스와 조이스 모리스의 젊은 시절 사진

93세 美남성과 88세 英여성, 화상채팅으로 상봉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내가 보이나요?" "아니, 제대로 보이지 않아요." "아, 난 웃고 있어요." "분명히 그러시겠죠."

자욱한 포연 속에서 피어난 사랑이 71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재회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남성 노우드 토머스(93)와 영국 여성 조이스 모리스(88)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은 제2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한창이던 1944년 영국 런던 템스 강 둑에서 싹이 텄다.

런던 근처 미군 부대에 배치됐던 토머스와 동료 병사는 주말 외박을 받아 런던을 찾았고, 강가에서 당시 듀런트라는 성을 쓰던 모리스와 그녀의 친구를 우연히 만나 함께 보트를 타자고 청했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 토머스는 이후 거의 주말마다 런던으로 가 모리스와 시간을 보냈고 모리스의 부모님과도 만났다.

누군가에게 평화의 시작이었을 전쟁의 끝이 이들에겐 사랑의 끝이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벌지 대전투에도 참전해 살아남은 토머스였지만 상부의 미국 본토 복귀 명령 앞에선 무력했다.

그는 모리스에게 편지를 써서 미국으로 와서 결혼하자고 청했지만, 모리스는 이를 진짜 청혼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연락은 곧 끊겼고 흘러가는 인생 속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꾸렸다.

토머스는 1996년 TWA 항공기 추락 사고 때 희생자 명단에서 조이스라는 이름의 영국인을 발견, 자신의 옛 사랑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사망해 혼자가 된 2001년 이후로는 청년 시절을 떠올리는 일이 더 잦아졌다.

아들에게 "너의 엄마는 영국인일 수도 있었단다"는 말을 곧잘 하기도 했다.



71년 만에 화상 채팅으로 만난 토머스 노우드와 조이스 모리스

지구 반대편 호주로 이사해 멀쩡히 살아 있던 모리스 역시 아들에게 2차 대전 당시 로맨스를 그렸던 한 미국 군인의 이야기를 틈날 때마다 들려주고 있었다.

모리스의 연정이 조금은 더 강했던 것 같다.

몇 주 전 모리스는 아들에게 인터넷에서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 물었고, 중년의 아들은 토머스가 5년 전 88세 나이로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해 지역 언론에 등장한 것을 찾아냈다.

토머스를 다뤘던 기자와 연락한 모리스의 아들은 다시 토머스의 아들과 논의를 거쳐 아버지와 어머니의 화상 채팅 자리를 마련했고, 토머스와 모리스는 마침내 지난 7일 컴퓨터 모니터로 재회했다.

"오랜만이네요" 시력이 좋지 않아 앞을 제대로 못 보는 모리스가 처음 건넨 말이었다.

사실 화상 채팅은 이들이 전쟁 이후 처음 나눈 대화는 아니었다.

적지 않은 나이의 아들들이 화상 채팅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머리를 굴리는 사이 기다리다 지친 모리스가 토머스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전화 통화에서 모리스는 70여 년 전 그랬던 것처럼 토머스를 "토미"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토머스는 "'토미'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을 땐, 맙소사,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감정이 일어났다"고 떠올렸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에 사는 토머스와 호주의 모리스 사이에는 드넓은 태평양이 놓여 있다.

토머스는 전립선암까지 앓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어서 이미 아들을 시켜 비행기를 알아본 상태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호주로 날아갈 계획을 짤 예정이다.

"서로 껴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71년 만의 해후를 마무리한 모리스와 토머스는 다음번엔 아들들의 도움 없이 단둘이서 화상 채팅을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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