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박현택]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한 반전 '복면가수'의 주인공, 이천수가 뒷이야기를 전했다.
13일 MBC '일밤-복면가왕'에선 19대 복면가왕 결정전 1라운드에서는 소크라테스는 김장군에게 19대 80으로 패했다. 소크라테스는 솔로곡으로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를 선곡한 후 복면을 벗었고, 정체는 이천수로 밝혀져 모두를 놀라게했다.
이천수는 이날 수준급 노래실력과 함께, 마음속으로 간직했던 애환까지 공개하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사건·사고와 오해, 편견으로 굳어진 이미지때문에 축구실력이 가려지자, '가면을 쓰고 축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고 밝히며 판정단과 시청자로부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은퇴 후 다양한 방송과 CF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새 출발을 하고 있는 이천수와 대화를 나눴다.
- 입술이 떨릴 정도로 많이 긴장한 듯했는데요.
"2002년 월드컵 4강전때보다 더 떨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복면을 벗는 순간 쏟아지는 놀라운 표정들을 보는 쾌감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연습은 많이 했나요.
"사실 지난달 28일 은퇴식이 있었는데, 그 전후로 굉장히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복면가왕' 팀에서 비밀유지를 강조하셔서 아내에도 출연 사실을 비밀로 했었는데, 제가 계속 목이 쉬어서 들어오니까, 나중에는 '자기, 목이 왜 자꾸 쉬어'라면서 의심을 하더라고요. (웃음) 답답했죠."
- 또 다른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사실은 처음 듀엣곡으로 배정받은 곡이 녹색지대의 '사랑을 할거야' 였어요. 그런데 연습하다보니 음이 너무 높아서 '이건 너무 어렵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제작진이 어느날 '저쪽에서 어려워한다'며 곡이 바뀌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상대도 가수는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2라운드 곡을 준비해야하나'라고 설레발을 치기도 했죠. 그런데 리허설때 당했습니다."
- 어떻게 당했나요.
"(서로 못 알아보게 하기 위해) 복면을 쓴 상태로 최종 리허설을 하거든요. 그런데 상대(김장군)가 객관적으로 봐도 노래를 너무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정말로 2라운드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그런데 리허설이 끝나고, 그 상대가 제게 다가오더니 '천수야'라고 하면서 웃더군요. 제 목소리를 알았던거에요. 사실은 저도 그 이후 김장군이 누군지 알아챘죠. 물론 정체를 밝힐수는 없습니다. (웃음) 그리고 듀엣곡을 부르는데, 김장군이 '진짜 실력'을 발휘하더라고요. 리허설때는 일부러 못한것이었고요."
- 방송 중 '특급 애교'까지 선보였습니다.
"사실은 애교가 아니고, 제기차기 개인기를 선보이기로 약속돼 있었어요. 그런데 문득 '김구라님의 촉'이 무서워지더라고요. 솔직히 축구선수 출신이라 제기를 아주 잘 차거든요. '김구라씨라면 알아차릴 수 있겠다' 싶어서 애교로 무리하게 바꾼거죠."
-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먼저 소크라테스, 아니 저에게 표를 주신 19분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이제는 해설가·방송인으로서 여러분 앞에 서려고 합니다. 항상 활기차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박수 받는 이천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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