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조성봉 기자 =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대에서 시리아 난민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시리아 난민 200명이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2015.11.18.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집에 남는 방이 있다면 서류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잠시 동안 난민에게 방을 빌려줄 수 있으신가요?"
영국 시장조사기관 ORB인터내셔널과 일간 인디펜던트가 난민 문제에 대한 유럽인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65%는 이같은 질문에 '싫다'고 잘라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발표된 이번 설문 결과를 보면 조사가 실시된 유럽 14개국 대부분에서 '난민들에게 방을 내줄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그렇다'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설문에는 영국,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그리스, 독일,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 불가리아, 벨기에 등 14개국 국민 1만3800여 명이 참가했다.
자택에서의 난민 임시 수용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큰 나라는 불가리아로, 응답자 86%가 부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겨우 14% 만이 난민을 위해 집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영국(80%), 벨기에(79%), 네덜란드(73%), 이탈리아(70%), 프랑스(64%), 덴마크(63%) 등도 잠시 동안 집에 난민을 들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다.
【이도메니=AP/뉴시스】지난 8월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에서 유럽 진입을 시도하던 중동 난민이 경찰에 가로막혀 울부짖고 있다. 2015.12.4.
난민들에게 방을 빌려주는 것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나라는 스페인으로 응답자로, 62%가 '괜찮다'고 답했다. 그 밖에 그리스와 독일(각 48%), 아이슬란드(46%), 아일랜드와 스웨덴(각44%), 핀란드(42%) 등도 비교적 호의적이었다.
쟈니 힐드 ORB인터내셔널 이사는 "난민 위기는 많은 이들이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 문제"라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자기 나라가 나서는 것은 꺼리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 57%는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연합(EU)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답했다. 26%는 현 수준의 대응이 대체로 적당하다, 17%는 노력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
개별 국가 차원에서 난민 문제 대응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필요하다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응답자 30%만이 자신의 나라가 난민 위기 타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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