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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com] '5분의 기적' 맨시티의 시대 개막하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5.14일 10:57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퀸스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최종전에서 인저리 타임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극적인 3-2 역전승과 함께 44년 만의 1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말 그대로 드라마였다. 아니 설령 드라마였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작위적인 시나리오라고 욕을 들을 법할 정도로 기적같은 승리였다. 이는 마치 1998/99 시즌, 캄프 누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당시 바이에른은 마리오 바슬러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으나 후반 교체 투입된 테디 셰링엄과 올레 군나 솔샤르에게 인저리 타임에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를 가리켜 잉글랜드 언론들은 '캄프 누의 기적'으로, 독일 언론들은 '캄프 누 참사'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가장 극적인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으로 아직까지도 기억되고 있다.

사실 최종전을 앞둔 시점만 하더라도 많은 현지 전문가들은 맨시티의 우승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맨시티의 최종전은 바로 QPR과의 홈 경기였다.

맨시티는 이 경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EPL 홈에서 17승 1무 무패 행진과 함께 94.4%의 승률을 올리고 있었다. 이미 맨시티는 EPL 역대 최다인 홈 20연승 기록도 수립했었고, 2010년 12월 에버튼전 패배 후 EPL 홈 28경기 무패 행진(26승 2무)을 이어오고 있기도 했다.

반면 맨시티의 상대였던 QPR은 EPL 원정에서 3승 2무 13패로 최소 승점(11점) 및 최다패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지표들을 놓고 보면 당연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맨시티의 쉬운 승리를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

39분경 오른쪽 측면 수비수 파블로 사발레타의 선제골을 터져나올 때만 하더라도 예상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 싶었다. 참고로 이는 사발레타의 이번 시즌 EPL 1호 골이기도 했다.

하지만 30분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절룩거리던 팀의 핵심 미드필더 야야 투레가 결국 전반을 다 채우지 못한 채 교체되는 불운이 발생하면서 맨시티에 다소간의 암운이 드리워지기 시작했고, 48분경 졸레온 레스콧의 백헤딩 실수를 틈타 지브릴 시세의 동점골이 터져나오며 승부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안개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53분경 QPR 미드필더 조이 바튼이 팔꿈치 가격으로 인해 퇴장을 당하면서 맨시티는 수적인 우위를 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PR은 66분경 단 한 번의 역습 찬스를 제이미 맥키가 헤딩골로 연결하며 2-1로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이제 비기기만 해도 EPL 잔류를 확정짓는 QPR은 본격적인 수비 굳히기에 나섰다. 이후의 경기 양상은 말 그대로 맨시티의 파상 공세와 QPR의 육탄 방어 속에 전개됐다. 다급해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가레스 베리 대신 에딘 제코를, 카를로스 테베스 대신 마리오 발로텔리를 투입하며 공격에 박차를 가했으나 QPR의 수비는 좀처럼 뚫릴 줄을 몰랐다.

이러한 가운데 동시간에 타구장에서 열렸던 선덜랜드와 맨유의 경기가 맨유의 1-0 승으로 막을 내렸다. 만약 맨시티와 QPR전 결과가 무승부로만 끝나도 맨유는 통산 20번째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선덜랜드와 맨유전 경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바로 에딘 제코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92분경 코너킥 장면에서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2 분 뒤 이번엔 또 다른 교체 선수인 발로텔리가 넘어지면서 밀어준 패스를 아구에로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장신 공격수를 두 명을 투입해 상대의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겠다는 만치니 감독의 승부수가 주효했다고 볼 수 있겠다.

아구에로의 역전골이 터져나오는 순간 이티하드 스타디움을 찾은 맨시티 팬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열광했고, 선덜랜드 구장에서 초조하게 맨시티와 QPR전 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 및 맨유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말 그대로 5분의 기적이 맨시티와 맨유의 희비를 갈랐다고 볼 수 있겠다.

경기가 끝난 후 만치니 감독은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종료 5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솔직히 말해 난 우리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과 팬들 모두에게 환상적인 순간이다. 이렇게 우승을 차지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시즌 마지막 날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건 처음 봤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맨시티는 이 극적인 승리를 위해 무려 44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점유율 역시 8대2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코너킥 숫자도 19대0이었다. 심지어 이 경기 플레이의 95%가 QPR 진영에서 이루어졌다. QPR 공격진들이 맨시티 진영으로 넘어온 건 단 5%에 불과했다.

비록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결국 11/12 시즌의 최종장은 맨시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우승은 맨시티에게 있어 클럽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무려 44년 만의 1부 리그 우승이었고, EPL로 명칭이 개정된 이후 첫 맨시티의 우승이기도 하다. 이번 우승을 통해 맨시티 선수들도 한층 자신감을 획득했을 게 분명하다.

사실 이번 우승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QPR전에 출전한 맨시티 선수들 중 4대 리그 우승을 기록한 적이 있는 선수는 야야 투레(08/09, 09/10 시즌 바르셀로나)와 테베스(07/08, 08/09 시즌 맨유), 가엘 클리시(03/04 시즌 아스날), 발로텔리(07/08, 08/09, 09/10 시즌 인테르), 그리고 제코(08/09 시즌 볼프스부르크)가 전부였다. 즉, 9명의 선수가 이번 경기를 통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셈. 이들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러하기에 만치니 감독 역시 "맨시티에게 올 시즌 우승은 매우 중요했다. 이제 우리는 더 큰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우승이 '신흥강호' 맨시티의 발전에 있어 결정적인 발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QPR은 비록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패했으나 잔류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이청용의 소속팀 볼턴이 스토크 시티와의 원정에서 2-2 무승부에 그쳤기에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만 놓고 보면 어부지리에 가까운 잔류라고 할 수 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QPR의 끈질긴 저항은 맨시티의 극적인 우승에 비견할 정도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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