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제주 도착 직후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해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고) 내년 1월 1일이 오면 한국 국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를 그때 가서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반 총장은 이어 “10년 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국민들의)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제가 여러분께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그동안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면 고맙겠다”고만 했었다.
반 총장은 이날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관훈포럼에 참석한 한 언론인은 “반 총장의 대선 관련 발언을 들은 포럼 참석자들이 모두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제주에서 개최되는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참석을 위해 이날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반 총장은 이날 관훈포럼에서 “제가 대통령을 한다는 말을 안했는데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지는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올해 72세인 나이가 대통령을 하기에 고령(高齡)이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1년 간 여행을 몇십만 마일을 하는데도 제가 1년에 하루도 아파서 결근했다거나 감기에 걸려 쉰 적도 없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파서 결석한 적은 없다. 체력은 별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대통령 나오는 사람들이 민주당의 경우 전부 70대”라고도 말했다.
반 총장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친박(親朴) 후보가 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7번 만났다고 하는데 다 공개된 장소였다. 회의가 있어서 가니까 사진에 찍히는 건데 너 [removed][removed]무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반기문 총장은 국제사회에서도 여러 나라 지도자들 만나보면 잘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계시다, 이런 평가를 받고 계시더라”고 했었다. 다른 정상의 말을 빌리기는 했지만 ‘성실한 사람’으로 평가한 것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