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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일]사소한 시작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6.13일 09:06
여름은 소리도 없이 성큼 다가왔다. 벌써 아침햇살이 무척 따갑다. 지난해 시골별장에 손수 심은 포도넌출에는 작은 포도열매가 조롱조롱 달렸다. 호박넌출이 길게 뻗어서 손수 넌출들을 작은 천으로 매달았다. 그 넌출들이 한쪽 담장에서 다른 편 담장으로 옮겨오더니 중간즈음에서 양쪽 넌출이 서로 마주쳐서 악수를 하듯 인연을 맺었다.

마당가에 심은 오얏나무에는 봄에 하얀 오얏꽃이 가득 피더니 그 자리에 어느새 작은 열매가 가득 피여난다. 벌써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듯 연한 오얏가지가 길게 바닥에 드리웠다. 토마토씨를 화분통에 옮겨심었었는데 거기에도 토마토 열매가 아직은 작지만 탐스럽게 가득 열렸다. 그게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분통의 흙은 별로 줄어들지 않았고 우리는 그냥 물만 줬는데 어떻게 그렇게 크고 탐스러운 열매가 가득 달리는지 의문이 간다. 식물이 땅에서 영양을 가져가지만 더 많이는 하늘이 주는 태양의 양분을 흡수하는게 아닌가 싶다. 태양의 에너지가 아버지라면 땅의 에너지는 어머니이다. 그런 음양의 조합으로 이 땅에 많고 많은 식물이 생겨난게 아닐가 싶다. 우리도 그중의 일원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도 동물과 식물과 다름없는 자연의 자식이다. 그런데 탐욕스런 인간의 <문명과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자연의 파괴는 이제는 놀랄만큼 무섭다. 지구 온난화로 세계의 명승지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에 가보니 아프리카 적도에서 유일한 눈덮인 산으로 그 척박한 열대의 가뭄을 이겨내는데 큰 힘을 보태주던 킬리만자로산우의 빙설이 15년안에 다 녹아서 없어진다고 했다. 이미 80%가 사라졌단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물을 아래위로 막아서 그나마 물이 고인 강변을 만들었다. 그 주변에 아파트를 가득 지어서 비싼값에 팔기는 했는데 그게 얼마나 생태를 파괴하는 일인지 모두들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눈앞의 리익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정치가 아닌 미래 백년을 내다보는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될수 있다. 임기가 끝나면 바람처럼 사라지는 정치인이 아닌 백년, 천년이 지나도 그 정신을 기리는 정치인이 이 땅, 이 민족에게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 오늘따라 간절하다.

물고기는 알을 낳기 위해서 상류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 그걸 아래위로 막아버렸으니 거기의 물고기는 그냥 갇혀버린 신세가 된것이다. 요즘 같으면 도시보다도 농촌이 더 심각하다. 다종경영으로 부업을 해서 돈을 번다는 욕심에 사람들이 저마다 물을 막아 저수지를 만든다. 여기저기에 낚시터고 지천에 고기잡이 군들이다. 부모님과 함께 언젠가 시골에 내려갔을때 아버님이 하시는 말씀이 생각난다.

“예전에는 이 강물에 물이 많아서 키를 넘었었는데 지금은 개울물보다도 못하구나. 그때는 애들이 물에 빠질가봐 어른들이 애들을 물가에 가지 못하게 하느라고 모두 난리였단다.” 부모님의 그런 말씀을 들으면서 나도 어릴적 물가에서 놀던 생각이 떠올랐다.

그냥 스쳐지나갈만한 소리같지만 이제 겨우 20년이 지났는데 강물은 말라서 허옇게 바닥을 드러낸다. 어디나 그렇다.

중국의 도교에서는 지구도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 이 땅을 하나의 생명체로서 그들은 존중하고 경의를 품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오히려 자연의 파괴를 능력으로 생각하고 자연을 정복하려고 꿈꾼다. 자연은 정복하는것이 아니다. 자연과는 타협하고 친해지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나라 지도자가 정한 조화사회와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의 목표일것이다.

사람이 뇌졸중이 오는것은 혈관이 막혀서이다. 신선한 혈관이 인체의 구석구석에 깨끗한 영양분을 전달해줘야 인간은 건강하게 오래 살수있다. 우리 지구도 그렇지 않겠는가?! 지구안의 지하수는 우리의 림파선이고 지구위의 강물과 호수는 우리의 혈관이다. 그것들을 여기저기 끈으로 조이고 막아버린다면 우리는 뇌출혈이 백번도 더 일어났을것이다. 자연에게 행하는 인간의 이런 행동은 조만간에 큰 화를 자초할것이 자명하다. 요즘 지구촌에서 빈번해지는 자연재해를 본다면 공감이 갈것이다.

조그만 방심, 예사롭게 흘려버리는것이 큰 사건으로 발전하는게 이 세상의 상식이다. 전기를 내기 위해서 강을 막으면 리익이 있는 대신에 꼭 페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동전의 량면이 있듯이 음양의 법칙은 어디에도 존재하는 법이다.

고대로마의 정치인이며 웅변가인 키케로는 <모든 일의 시초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비롯된다.>라고 했다. 아무리 안전성이 높다는 항공기도 작은 실수로 대참사를 일으킨다. 천재이변이라고 하는 호우나 산사태도 결과적으로 보면 개발을 성급하게 하여 일어났을수가 있다. 조잡한 설계로 인한 인재(人灾)이지 천재가 아니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다루는 중동쪽의 전쟁이나 큰 사건, 그리고 기업의 도산 등 모든 일들의 시초는 모두 사소한 것에서부터 생긴것이다. 중국의 황하나 장강의 원류를 가보면 그냥 자그마한 강물일뿐이다.

큰일은 모두 작은 일에서 일어난다. 바꾸어말하면 세인을 놀래킬 엄청난 기획안도 세심함과 치밀함이 쌓여서 구석구석까지 신경이 미칠때 좋은 결실을 얻게 되는것이다.

한비자(韩非子)는 “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개밋둑에 결려 넘어진다.”라고 했다. 큰일에는 주의를 기울이게 되나 작은 일에는 쉽게 마음을 놓아 실패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업도 99%에서 그만두면 미완성이 된다. 물이 정상적인 상황에서1도가 모자라도 끓지 못하듯이 말이다.

더 많은 지성인들이 소리치고 질타를 해서라도 잘못된 우리의 작은 행동부터 바꿔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얕고 힘이 없을 지라도 함께 목놓아 외치다보면 차차 그 힘이 커져서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것이다. 요즘 류행하는 인터넷을 보라. 처음에는 그냥 작은 모임처럼 보이던 인터넷문화가 요즘은 세계 정치, 경제, 문화를 뒤흔드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지 않는가.

이제는 호방한 담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섬세함과 순수한 정열이 더 필요할듯 싶다.

김문일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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