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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돕는 게 나를 돕는 거예요"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7.13일 14:09
[Korea.net]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과 위상이 변화하면서 국제협력에 대한 책임감도 커지고 있다. '원조'라던가 새로운 시장 기회 개척을 넘어 한국의 발전경험을 상대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공유한다는 대의명분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간에 국제협력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뜨겁다.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도 그 중 하나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rea Foundation for International Healthcare, 이하 KOFIH)의 총재로서 한국과 전세계 보건·의료 협력을 위해 발로 뛰는 그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일정에도 동행하며 한-아프리카 국가간 보건·의료 협력 현장에 있었다.

▲ 7일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보건의료 분야의 국제협력 방향에 대해 "최고의 시스템을 만들어 따라하게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원조"라고 강조했다.

"25년 전에 내가 직접 설계한 앰뷸런스가 있어요. 이번에 가서 보니까 '코리아 에이드'에 그 앰뷸런스가 있더라고. 당시 국내에서 5천대가 보급됐는데... IMF때 회사가 바뀌어서 몰랐어. '인요한 작사·작곡 앰뷸런스'가 '코리아 에이드'에 있는 걸 보니까 뿌듯하데요. 원래 내가 설계했던 것하고는 조금 달라졌지만..."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프리카 지역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음식•보건•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형 원조사업이다. 박 대통령의 지난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당시 출범식을 가졌던 이 원조사업의 핵심은 이동형 의료서비스다.

"정부가 '코리아 에이드' 주제를 '소녀들을 위한 삶'이라고 잡았는데, 참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여학생들부터 교육을 하면 나중에 가족을 이뤘을 때 자연히 남편으로, 자식들로 전파가 되게 돼 있어요." 한국 발전의 원동력 중 하나가 '어머니들의 힘'이라고 주장하며 모자보건을 강조하는 인 소장의 평가였다.

한국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과 케냐 국가병원보험기금 간 업무협약에 관해서는 케냐의 건강보험 상황이 과거 한국과 비슷하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했다. "케냐의 현재 건강보험 가입자 수가 전체 인구의 7% 가량 돼요. 1980년대 한국 상황과 비슷하지. 그리고... 케냐에서 심평원에 관심을 보였어요. 지금 케냐에는 심평원 제도가 없는데, 건강보험제도를 이렇게 이원화하면 권력 견제도 되고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케냐에서는 막 시작하는 단계인 건데, 우리는 그 상황을 다 거쳤고 이제는 건강보험 가입률이 99.9% 수준이니까 가르칠 게 많지."

▲ 이동형 음식·보건·문화 복합원조사업 '코리아 에이드'에 사용된 차량이 과거 자신이 디자인했던 앰뷸런스인 것을 보고 뿌듯했다는 인요한 소장.

인 소장은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간다, 케냐에서 '모바일 헬스', 움직이는 진료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말 지속적인 지원을 생각한다면, 1년 내내 의사를 보내 멘토링도 해야 합니다. 그 나라의 건강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시스템을 만들어 카피하게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원조예요."

그러더니 그는 인제대학교 백벽원 응급의학과의 김훈 교수 이야기를 꺼냈다. "인제대학교 응급의학과 김훈 교수라고 있는데... 김 교수가 몇 년 전 스리랑카에 가서 병원 전산화 작업을 시작했어요. 환자기록시스템, 차트 전산화, 약국 처방 전산화 등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야. 2년 전에 이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스리랑카 정부가 이걸 300개 병원에 보급하겠다고 했어요. 대한민국 만세." 그는 지속가능한 원조를 성공시키는 방법이 "저비용, 고효율"이라고 덧붙였다.

인 소장의 국제보건협력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KOFIH 총재로 전세계를 다니면서 적용가능한 협력 아이템에 관한 아이디어도 얻는 듯했다.

"방글라데시에서 모자보건사업 아이디어를 하나 배워왔어요. 현지 NGO에서 쓰는 출산 패드가 있어. 출산할 때 패드를 깔았다가 분비물이 패드를 넘치면 위험하다고 판단을 하는 거예요. 출산할 때 출혈량이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기준인데, 이건 의사도 판단하기 힘들거든요. 기가 막힌 아이디어에요. 두 개를 받아다가 지금 한국에서 평가 중이에요. 검토를 마치고 전세계로 보급시키려고 해요."

▲ 인 소장은 한국의 원조사업이 세계 각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을 움직이는 '한국인의 정' 때문이라고 했다.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되었다는 말은 지난 반세기 한국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이 가진 급속한 성장·발전 경험은 이를 공유하는 한국측에는 시행착오와 성공의 과정이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의 바탕이 되고, 상대국에는 동기부여가 된다고들 이야기한다. 인 소장은 그러나 그보다도 한국의 진짜 강점은 "식민지 근성이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5년 전 코이카와 함께 페루에 갔는데, 당시 주페루 대사께서 '우리의 1% 원조가 선진국의 50%입니다'라고 해요. 과장이구나 했죠. 다음날 리마 판자촌에 올라갔어요. 보건지소를 코이카에서 근사하게 지었더라고요. 현지인이 발표를 했는데 2006년까지 일년에 환자 3천명을 받았다고 해요. 하루 10명꼴이지. 이 수치가 코이카 보건지소 설립 이후 9만으로 늘었대요. 추가 설립을 요청을 해서 리마 시 등에서 지원을 받아서 3개소를 더 지었습니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원조에요. 그런데, 도대체 왜 성공했을까? 나는 과학자니까, 분석을 해 봤어요. 한국인들은 단 한번도 외국을 침략하지 않았다. 한국인들끼리는 모든 에너지를 견제에 써요. 그런데 놀랍게도 타 민족과의 융화는 선수에요.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움직이는 민족이에요. 왜? 그게 식민지 근성이 없어서예요. 사람이란 눈치라는 게 있어서, 진심이 아닌 것 같으면 고마운 마음이 안 생기고, 고마운 마음이 안 생기면 협조할 마음도 안 생겨."

인 소장은 울림이 남는 말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거예요. 남을 돕는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내 인생을 바꿔놓는 일인 겁니다."

장여정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icchang@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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