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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로 청정연료 만드는 ‘마법의 공장’

[기타] | 발행시간: 2016.07.29일 03:05
[동아일보]

‘인공광합성’ 과학계 핫이슈로



민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장 팀이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 연구진과 함께 개발한 인공광합성 장비. 마름모꼴의 태양전지에 부착된 촉매가 이산화탄소를 유용 원료인 일산화탄소로 전환한다. KIST 제공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불리는 이산화탄소를 값진 자원으로 바꾸는 ‘인공광합성’ 기술이 최근 과학계의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광합성은 식물의 잎에서 물과 이산화탄소가 태양 빛을 이용해 체내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합성하는 과정이다. 인공광합성은 같은 방식으로 메탄올이나 일산화탄소 같은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기술이다.

인공광합성이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당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친환경 에너지원 연구를 ‘우리 시대의 아폴로 프로젝트’라고 치켜세우고, 대표적인 사례로 인공광합성 연구를 꼽았다. 인류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핵심 기술로 본 것이다.

그로부터 5년, 인공광합성 기술은 기술혁신과 함께 실용화에 한층 더 다가서고 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효율, 가격, 생산품목 등 3가지 분야에서 앞서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누가 먼저 ‘상용화’라는 목표를 달성할지 경주하는 가운데 최근 한국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도 쏟아지고 있다.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촉매의 역할이 중요하듯이 인공광합성 연구의 관건도 우수한 촉매다. 2012년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에서 인공광합성 촉매를 처음 개발했을 때 효율은 0.08%.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100만큼 받는다고 했을 때 최종적으로 나온 물질의 열량이 0.08밖에 안 된다는 의미다. 식물 광합성의 촉매 효율은 1% 정도다.

하지만 이 효율이 수년 사이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불과 3년 뒤인 2015년 3월, 민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장은 효율을 4.23%로 높여 큰 주목을 받았다. 민 센터장은 “1년이 더 지난 지금은 그보다 앞선 연구들이 속속 등장해 효율이 5∼6%까지 올라왔다”면서 “10% 수준까지 높아진다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쪽에선 촉매의 가격을 낮추는 연구도 활발하다. 촉매 자체의 가격이 비싸면 실용화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우성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같은 대학 김형준 EEWS 대학원 교수팀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바꾸는 아연 촉매를 개발해 화학분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6월 2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일산화탄소는 연료로 쓸 수 있는 데다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도 쓰인다.

지금까지는 비슷한 효과를 내려면 비싼 금이나 은을 촉매로 사용했는데, 금보다 3만 배 이상 저렴한 아연으로 촉매를 만든 것이다. 높은 효율을 유지하는 시간도 30시간 이상 지속돼 기존 귀금속을 포함한 모든 촉매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안정성을 보였다.

촉매만 바꾸면 인공광합성으로 만들 수 있는 물질은 무궁무진하다. 포름산, 메탄올, 메탄, 일산화탄소 등을 만들 수 있다. 현재 포름산과 메탄올은 연료전지의 연료일 뿐 아니라 각종 화학제품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의약품 원료도 만들었다. 백진욱 한국화학연구원 인공광합성연구그룹장팀은 2012년 우울증약, 부정맥치료제, 천식치료제 등 의약품 30여 종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아릴 알코올(aryl alcohol) 광학이성질체’를 인공광합성 기술로 만들어냈다.

백 그룹장은 “고부가가치 물질을 만들면 그만큼 가격경쟁력도 높아지기 때문에 인공광합성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면서 “20∼30년 안에 생활에 필요한 각종 화학물질을 환경오염 없이 생산하는 ‘태양광 화학공장’이 들어서길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here@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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