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올해 수교 24주년을 맞는 한·중 양국은 최근 경제협력이 강화되는 한편 마찰도 빈번해지면서 상호간 경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한중수교 24주년을 맞아 한·중 경제협력 변화를 교역, 분업구조, 통상관계, 투자, 금융, 인적교류, 온라인 상거래 등 7가지 측면에서 검토한 '한중 수교 24주년 의미와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적으로 한·중 상호간의 교역의존도는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 양국은 1992년 수교이후 무역의존도가 서로 상승하면서 2015년 기준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의존도는 26%에 달하며 중국의 대한국 수출의존도도 소폭 상승한 7.1%를 기록했다.
또한, 양국 간 상품수출입 구조도 상호간 긴밀한 보완작용을 하고 있는데, 한국의 대중국 무역보완도 지수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줄곧 0.9 이상을 보이는 등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무역보완도'란 한 국가의 수출품 구성이 수입상대국의 수입품 구성과 일치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의존도가 높다.
양국간의 분업구조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중간재 수출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1995년 9.9%에서 2014년에는 29.5%로 약 20% 증가했다. 또한 부가가치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주요산업의 對 중국 부가가치 수출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다.
보고서는 "한·중 간 중간재를 중심으로 생산과 가공·조립의 분업체계가 여전히 공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통상관계는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다. 한·중 양국은 FTA, RCEP 등 지역경제통합의 확산과 더불어 교역관계가 심화되고는 있으나 한편으로는 중국의 대한국 관세 및 비관세 조치 실행건수가 1992~1999년 사이 343건에서 2000~2008년 814건, 2009~2015년 1천597건으로 급증하는 등 보호무역이 확산됐다.
이 중에서도 위생 및 검역(SPS) 건수는 1992~1999년 사이에는 한 건도 없었지만 2000~2008년에는 249건이 됐고, 2009~2015년에는 887건까지 늘었다. 기술장벽(TBT) 건수도 1992~1999년에는 한 건도 없었지만 2009~2015년에는 681건까지 늘었다.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의류, 섬유 업종에서 전자, 자동차, 금융, 전문·과학기술 등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1992~2015년 사이 제조업 부문 의류, 섬유 업종에서 전자, 자동차 분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서비스 부문에서는 금융, 전문·과학기술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금융 인프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08년 통화스와프 체결, 2014년~2016년 한중 간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 등 양국간 금융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거주자 외환 예금 중 위안화 비중이 2016년 7월 현재 약 3%로 미약하지만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으로의 중국인 유인 증가로 인한 인적교류도 활발하다. 양국간 인적교류는 1995년 약 59만명에서 지난해 1천35만명으로 약 18배 증가했다.
한국 내 중국 입국자 수는 1992년 1만4천명에서 2015년 590만3천명으로 연평균 약 30% 급증했으며 중국 유학생 수도 1992년 3명에서 2015년 9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국내로의 중국인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한국의 대중국 여행수지 흑자폭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여행수지는2010년까지만 해도 -4억1천만달러(4천584억원)로 적자 양상이 지속되어 왔으나 2011년 1억달러(1천118억원)에서 2015년 약 70억달러(7조8천267억원)로 5년 연속 흑자가 지속되는 등 국내 여행수지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양국간 온라인 교역도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해외직구‘나 ’역직구‘ 유형의 온라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한중간 거래는 한국에서 중국으로부터 구입하는 해외직구는 전체의 약 9%에 불과하지만, 중국으로부터 국내로 구입하는 역직구 형태가 2016년 1분기 현재, 전체 대상 국가의 약 76%에 이르는 등 중국의 국내 상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경제 관계가 심화하는 가운데, 서비스 등 양국 간 산업 전반에 걸친 질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품 분야에 편중된 양국 간 경제협력 구조를 균형적으로 전환하고, 한·중 양국 간 분업구조의 발전과 고도화를 위해 기획, 연구개발,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확대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