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부상한 알리바바(阿里巴巴)가 KFC, 피자헛 등으로 유명한 외식기업 얌브랜드(百胜餐饮)그룹의 중국 내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투자를 결정했다.
펑황넷(凤凰网)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얌브랜드그룹은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蚂蚁金服)과 춘화(春华)투자그룹과 공동으로 4억6천만달러(5천138억원)를 투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투자는 얌브랜드와 얌브랜드의 중국 사업부의 분할상장과 동시에 이뤄진다"고 3일 밝혔다.
얌브랜드는 앞서 "연말까지 중국 사업부를 뉴욕 또는 홍콩에 분할상장하고 지분 20%를 20억달러(2조2천276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얌브랜드는 미국 캔터키주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외식기업으로 전세계 140개 국가 및 지역에 4만3천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지가 성정한 500대 기업 중 218위를 차지했으며 수입은 130억달러(14조5천210억원)을 넘었다. 이 중 중국 내 영업수익은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KFC와 피자헛의 중국 내 매장을 합치면 7천2백개가 넘으며 지난해 총매출 규모는 80억달러(8조9천360억원)를 넘었다.
협약에 따르면 춘화투자그룹과 앤트파이낸셜은 각각 얌브랜드 중국 사업부에 4억1천만달러(4천580억원), 5천만달러(558억5천만원)를 투자한다. 분할상장이 완료되면 얌브랜드는 중국사업부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으며 얌브랜드 중국법인은 본사에 3%의 로열티를 지불하게 된다.
현지 언론은 "투자 비중만 놓고보면 춘화 측이 월등히 높지만 알고보면 춘화는 이미 앤트파이낸셜의 두차례 융자에 참여했으며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菜鸟) 설립 당시에도 가장 먼저 투자한 업체 중 하나"라며 "양사는 이미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번 투자 역시 앤트파이낸셜에서 투자처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공동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살펴보면 KFC, 피자헛의 알리페이(支付宝)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얌브랜드와 앤트파이낸셜 간의 협력은 향후 중국 내에서 급속도로 발전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패스트푸드 배달시장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앤트파이낸셜의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의 창립인 마윈(马云)과 KFC와의 과거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마윈은 지난 강연에서 KFC 매장 직원채용에 지원했다가 퇴짜를 맞은 일을 자신이 경험한 좌절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당시 KFC 매장에서 직원 25명을 모집했는데, 자신을 제외한 24명만 채용됐고 알고보니 그 매장의 사장은 타이완(台湾) 출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