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다문화봉사회 김영희 회장
(흑룡강신문=하얼빈) 나춘봉 서울특파원=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주방 일을 했어요.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틈틈이 한국언니들을 따라 봉사활동을 하며 재미와 행복을 느꼈어요.”
한국사람들과 어울리며 재미삼아 시작한 봉사활동이 20년을 훌쩍 넘겼다는 한중다문화봉사회 김영희 회장.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을법한 긴 세월 동안 변함없는 열정으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한 김회장을 존경을 넘어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고향에 돌아가면 주변사람들을 도우며 살아라”
돌아가실 때까지 한국의 고향 땅을 밟고 싶어했던 아버지가 늘 했던 말이다. 그런 아버지가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맏딸인 김회장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한과 소원을 뒤늦게나마 혼신을 다 해 풀어주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많이 해요. 돌아가신 부모님께 효도를 하는 마음으로”
김회장이 이끄는 한중다문화봉사회는 매년 리무진에 노인들을 태워 효도관광을 다녀오고 계절에 따라 소고기국밥, 삼계탕, 냉면, 물만두 잔치를 마련한다. 음식은 적어서 500명, 많이는 1000인분을 마련한다.
이런 대형 행사 외에도 김회장의 결정에 의해 시도때도 없이 이루어지는 봉사활동도 많다. 김회장은 시장구경을 하다가도 싼 배추나 열무를 보면 참지 못하고 바로 사들인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이나 할거 없이 수시로 회원들을 불러내 김치를 담그고는 불우이웃과 경로당에 보낸다.
봉사활동을 위해 김회장이 사비를 터는 경우가 많지만 이젠 지자체의 관심과 함께 단체나 개인적인 후원자들도 늘고 있다.
올해 3월 김회장은 자택에 경로당을 마련했다. 활동장소가 없어 공원을 전전하는 노인들을 불쌍히 여겨서였다.
이런 김회장을 ‘봉사에 미쳤다’며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면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건 김회장은 남들이 못하는 일을 하고 있고 그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따뜻한 해볕이 들지 않는 구석이 많은 재한조선족사회에 이런 ‘미친'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