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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9.27일 09:10
작성자: 권진홍 (베이징연합대학 부교수)

  (흑룡강신문=하얼빈) 사람은 누구나 발성기관을 갖고 태어난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말을 할 줄 알고 언어라는 도구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한다. 거의 누구나에게 다 갖추어진 기능이여서 우리는 말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큰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홀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언어기능을 갖고 태어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종족, 민족, 나라에 따라 다른 언어를 구사한다. 말은 사유의 도구일뿐더러 문화의 매체이기도 하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문화 역시 보다 우수한 문화가 더 영향력을 갖고있다. 예를 들면 유교문화, 불교문화, 기독교문화가 점차 말을 통해서 서로 전파되고 유입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언어는 문화의 창조, 진화의 원동력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언어를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다양한 문화속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사유의 공간도 넓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은 사고의 유연성과 언어적입력에 능하여 어떤 상황을 판단하고 평가하는데 빠르며 독서능력 등 학문적 발달에도 유리하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같은 계통의 말을 서로 배움으로써 자기 나라 말과 문화를 심화시키고 풍부하게 만든다고 한다.

  이중언어 교육방법이 다양하게 많겠지만 그중 우리가 다 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가정과 사회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달리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오직 소수언어만을 사용함으로 이중언어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아직은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말만을 거의 사용하는 2세대가 있고 반반씩 나누어 구사하는 3세대가 있기에 괜찮은 방법으로 통할 수 있다.

  언어는 생명력을 갖고 있으며 부단히 변화발전한다. 같은 언어일지라도 부동한 정치적, 사회적, 지리적, 문화적 등등 환경에 따라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새로운 특색을 띠면서 부단히 진화한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우리말이 아닐가 싶다. 우리 말과 글은 역사적으로 아주 오랜 시간동안 남북의 차이 없이 사용되어 오다가 남북분단 이후 한국은 표준어, 조선은 문화어로 명칭부터 달라지게 되었다. 분단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언어에도 약간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한국은 한국대로, 조선은 조선대로의 각종 환경이 이루어지고 언어정책 또한 달리한다. 언어의 기본요소 어음, 문법, 어휘중 변화가 가장 활발한 것은 어휘이다. 남과 북이 서로 외국어인양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어휘 사용이나 일부 문법에는 다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외래어를 보다 많이 사용하는가 하면 북에서는 원래 있던 한자어마저 고유어로 바꾸어보려고 하고 있고, 철자법이나 띄어쓰기 등등의 언어규범도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우리 중국조선족들이 사용하는 우리말 역시 철자법이나 띄어쓰기에서 남과도 북과도 다 일치하지는 않으며 어휘 사용면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언어가 문화의 발전원동력이긴 하지만 언어의 발전과 진화 역시 사회적, 정치적, 지리적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의 표준어나 조선의 문화어 그리고 우리의 조선어는 하나의 어음체계를 갖고 있고 문법도 어휘도 대동소이하여 서로간의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으며 단시간내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다.

  말의 힘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도 발휘된다. 늘 긍정적인 사유를 하고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보다 행복한 삶을 가꾸어낸다고 한다. 미국의 어느 한 교도소 재소자의 90%가 성장하는 동안 부모들로부터 '너는 앞으로 교도소로 갈거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는 성장하는 동안 아이들의 자아를 무너뜨리는 무서운 말이다. 그래서 우리의 선조들은 "말이 씨가 된다"고 했는가 하면 오뉴월에도 서리 내리게 하는 것이 말이라고 했다.

  늘 긍정적인 말이나 좋은 말의 환경속에 있는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바른 말, 고운 말을 많이 사용하고 사고도 긍정적으로 하며 대인관계에서도 우호적이다. 하지만 늘 거친 말 속에 노출되어있는 아이들은 무의식중 그러한 말들을 배우게 되며 거침없이 내뱉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우리말은 세계의 많고 많은 언어 중에서도 유난히 섬세한 언어 중 하나이다. 우리말의 특색인 모음조화는 색상이나 소리, 형태 등의 미세한 차이를 잘 그려낸다. 웃는 소리를 나타내는 어휘만 해도 "하하, 허허, 호호, 후후, 흐흐, 히히" 등이 있는가 하면 웃는 모습을 그린 어휘도 "싱글벙글, 방글방글, 벙글벙글, 싱글방글…" 등등이 있다. 간단한 모음조화만으로도 밝음과 어두움, 맑음과 탁함, 가벼움과 무거움을 선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 매력적인 언어이다. 그래서 우리말에는 "'아'해 다르고 '어'해 다르다"라는 속담도 있다.

  자음체계도 소리의 세기에 따라 예사소리(ㄱㄷㅂㅅㅈ), 된소리(ㄲㄸㅃㅆㅉ), 거센소리(ㅋㅌㅍㅊ)로 나뉘여진다. 그래서 그때그때의 감정에 따라 좀 더 거친 느낌을 주는 거센소리 어휘를 선택할 수도 있고, 조금은 더 강해보이는 된소리 어휘로 표현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접두사, 접미사도 많이 발달되어 있는데 모범적이고 훌륭함을 나타내는 접사(참-)를 사용할 수 있는가 하면 또 혐오감, 모멸감을 줄 수 있는 접사(처-, 개- 등)를 붙여서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말에는 순한 말, 고운 말이 있는가 하면 혐오감을 주는 비하의 말도 많다. 섬세한 감정차이를 생동하게 잘 표현할 수 있는 우리말에는 같은 비하의 말에도 정도차이가 세분화된다. 그래서 늘 저속한 언어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은 언어뿐만 아니라 그 성격과 인성 성숙에도 나쁜 영향이 미친다. 간단한 어휘 하나, 말 한마디에도 이같은 힘이 들어있다.

  우리가 늘 하고 있는 말의 힘을 인지하고 일상용어에 부정적 힘을 발하는 부분들이 없는지부터 체크해보고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가는 것이 거창한 교육론을 들먹이는 것보다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이지 않을가싶다. 듣기 거북한 말,속된 말, 거친 말을 고운 말로 바꾸고 "넌 안돼"보다 "너라면 할 수 있어"로 바꾸어 시시각각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것이 세월이 더할수록 막강한 위력을 과시할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말은 세계 언어별 사용자수 순위가 12위이다.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13위였었는데 올 7월초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현재는 12위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 조선, 중국 조선족 그리고 또 우리말을 배워서 사용하는 사람들을 다 포함한 숫자이다. 우리의 민족어가 세계적으로도 이렇듯 각광받는 언어라는 점에서 자긍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다언어, 다문화를 보물로 삼는 오늘 이 시점에 우리가 이중언어사용자로 태어났다는 점이 축복받은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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