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야라=AP/뉴시스】이라크 모술을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하기 위한 전투가 17일 새벽(현지시간)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 15일 모술 외곽 카야라에 배치돼있는 이라크 정부군의 모습. 2016.10.17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이라크 모술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하기 위한 총공세가 이틀째 접어든 가운데 IS가 모술 주민들을 '인간 방패(Meat Shield)'로 삼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와 AP통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과 이라크 쿠르드족 페시메르가군, 미국 주도 서방 연합군 등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궁지에 몰린 IS 조직원들이 모술 주민들을 전선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방부 대변인인 제프 데이비스 해군 대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S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있냐는 질문에 "틀림없다"고 대답했다.
데이비스 대령은 "그들(민간인)은 모술에 억류돼 있다"라며 "총공세가 시작된 뒤로 주민들이 모술에서 도망 나오는 것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로이터 통신이 접촉한 한 모술 주민은 IS가 민간인들을 도심 곳곳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에 억지로 끌고 가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인 사살에 대해 예민한 미군의 폭격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AP통신과의 전화통화로 모술 현 상황을 전한 한 주민 역시 IS 조직원들이 자신들을 특정 지역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모술의 상황은 공포스럽다"고 전했다.
목숨의 위협을 느껴 익명을 요청한 그는 지난 17일부터 모술에 대한 전방위 총공세가 시작된 뒤로 IS의 억압이 더욱 흉포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의 IS 조직원들이 전투에 투입되면서 도심에 남아있는 조직원 수가 줄어들었다"며 "숫자가 줄어들었지만,흉포함은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군은 모술을 에워싸며 인근 마을을 탈환하는 등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지만, 아직 모술 안으로 진입하지는 않았다. 앞으로 탈환전이 도심에서 벌어지면 '인간 방패'가 신세가 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모술에는 약 100만명의 민간인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인도주의사무국은 총공세가 시작되기 전부터 전투가 시작되면 주민들이 도주하거나 혼란에 말려들면 "근대역사상 인간이 저지른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유엔 인도주의사무국의 스티븐 오브라이언 국장은 "가족들이 십자 포화에 노출되고 저격수에게 희생될 수 있다"며 "수만명의 이라크 소년소녀, 여성, 남성들이 전투에서 인간 방패로 목숨을 잃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천명이 전선 한 가운데에 갇힐 수 있는 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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