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최학송
(흑룡강신문=하얼빈) 검려기궁(黔驴技穷)이라는 고사성어가 하나 있다. 검주에 사는 당나귀의 재주가 다했다는 뜻으로 쥐꼬리만한 재간마저 바닥이 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옛날) 나귀가 없던 귀주성(貴州省)에 누군가가 외지에서 당나귀를 데려와 산에 매 놓았는데 호랑이가 그 소리나 몸체가 굉장한것을 보고 감히 달려들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은 뒷발질 하는 한가지 재주밖에 없음을 간파하고 손 쉽게 잡아 먹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것인데 "당. 류종원'류하동집.검지려'"에 (唐・柳宗元《柳河东集・黔之驴》)] 실려 있다. 비슷한 말로 또 검려지기(黔驴之技)가 하나 더 있는데 즉 쥐꼬리만한 재주나 보잘것없는 꾀, 혹은 하찮은 재주를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꼭 나를 두고 하는 말인것 같아 공연히 허탈할때가 많다. 언론인으로 살다가 퇴사한후 외자기업의 중간관리직으로 8년간 근무, 글밖에 모르던 사람이 글쎄 큰돈 벌어보겠다고 어벌차게 석탄장사에 50여만원을 투자, 그 손실을 공정쪽에서 다시 만회 해보려고 전국 각지를 눈 먼 소경이 바람따라 가듯이 동분서주ㅡ 결과는 더욱 참혹했다. 그래서 나는 가끔 난 정말 바보가 아닐가 의심해보기도 한다. 헌데 빚 진놈은 발 편 잠 못 자도 떼운 놈은 오히려 발 편잠을 잘수 있다는 말처럼 다 잊고 훌훌 털어버리니 속이 편안함은 또 무엇때문일가?
검루는 (黔婁)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은사(隱士)이다. 제나라의 유명한 도가학자이기도 하다 . 저서로 "검루자"가 있지만 이미 실전, 일찍 노국공이 재상으로 청했지만 단번에 거절, 제위왕(齐威王)이 다시금 국사로 봉했지만 역시 거절, 후에 제나라의 남산, 즉 현재의 제남 천불산에 은거하여 평생 산을 한번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한 그에게서 제일 배우고 싶은것이 불의의 세상에 서슴없이 등 돌리고 제 갈길을 꿋꿋이 걸어갈수 있었던 그런 용기이다. 검루야 워낙 유명한 학자니깐 그 절개 대쪽 같았겠지만 잡풀같은 인생을 사는 나는 이제는 누군가의 구두발에 짓밟히지만 않아도 맑은 하늘이 푸르청청 보일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은 동곽선생과 뱀 이야기 하면 인츰 알겠지만 "중산랑" (中山狼)이라고 하면 아마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것 같다.명나라 마중석(馬中錫)의 '동전집・중산랑전(東田集·中山狼傳)'에 있는 말인데 전국 시대에 조간자(趙簡子)가 중산(中山)에서 늑대 한 마리를 쏘았는데 늑대가 도망가는 도중에 동곽(東郭)이 구해 주자 오히려 동곽(東郭)을 잡아먹으려고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배은망덕한 자,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오십여성상을 제딴에는 충직하게 살아왔노라 자부도 해왔지만 나는 남에게 도대체 어떤 존재일가ㅡ여직껏 참답게 생각해본적이 적은것 같다. 누구나 살며 생각하며 지나온 노정들을 돌이켜 보노라면 진정 인간답게 사람답게 살았다고 떳떳이 말할 수 있을지 가슴에 두손을 얹고 양심적으로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