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영국을 거쳐 극비 귀국한 최순실 씨가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진 후 사실상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포토라인에 선 최 씨는 말 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보윤 기자.
[기자]
네. 서울중앙지검입니다.
[앵커]
최 씨의 출석상황부터 간략히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최순실 씨는 출석 예정시간이었던 오후 3시를 맞춰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차에서 내린 최 씨는 검은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는데요.
일단 포토라인에 서기는 했는데 본인의 심경과 대통령과의 관계를 물어보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300여명의 취재진을 비롯해 기습 시위를 벌인 시민단체 회원들까지 검찰 청사에 나와 현장 분위기가 매우 혼잡했는데요.
최 씨는 수많은 인파 속에 묻혀 충격을 받은 듯 고개조차 들지 못했습니다.
결국 현장의 포토라인이 무너지면서 최 씨는 차에서 내린지 2분만에 검찰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청사안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 씨가 신은 구두 한짝이 벗겨지기도 했습니다.
최 씨는 검찰 조사실로 올라가기 직전 엘리베이터 앞에서 "국민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며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조금 전 최 씨의 변호인이 이경재 변호사가 최 씨의 상황을 전달했는데요.
최 씨가 현재 공황장애로 신경안정제를 복용중이고, 입국 후 서울 시내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으며, 딸인 정유라 씨는 당분간 입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현재 검찰청에 들어간지 3시간이 지났는데 최순실 씨의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검찰은 오늘 크게 두 갈래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설립ㆍ운영 과정에서 대기업이 출연한 기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가 우선 이루어지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사전 열람을 비롯한 국정 농단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큰 줄기는 이렇지만 사실 오늘 검찰이 조사할 내용이 상당히 많습니다.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이나 문제가 된 태블릿 PC가 누구 소유였는지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하나하나 따져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 씨가 태블릿PC 사용 등 주요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된 관련자 진술과 증거 등을 토대로 최씨의 혐의를 추궁할 방침입니다.
수사팀 관계자는 필요한 조사는 다 하겠다고 일단 밝혔는데요.
물론 최 씨의 건강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고 알려진 만큼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휴식 시간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오늘 검찰 조사는 상당히 늦은 시각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최 씨의 소환 조사로 검찰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기자]
물론입니다.
검찰은 우선 '최순실 특별수사본부'에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렸습니다.
기존의 형사부와 특수부 인원에 더해 첨단범죄수사부 검사들까지 투입돼 이번 수사에 참여하는 검사는 20명 안팎으로 늘어났습니다.
한 층 높아진 화력으로 수사의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사무실을 어제까지 이틀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두 사람을 출국금지했습니다.
두 사람의 검찰 소환이 곧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그리고 미르ㆍK스포츠 재단의 기금 강제 모금 의혹과 관련해 어제 롯데그룹 관계자들을 조사한 데 이어 오늘 오후에는 SK그룹의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두 회사 외에 CJ나 삼성 등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연합뉴스TV 김보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