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메이트9, AI 기술 적용해 앱·사진·동영상 자동으로 관리
샤오미 미믹스, 6.4인치 화면에 테두리 없앤 디자인 적용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지배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가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새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9<사진>을 공개하자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렇게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올 하반기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지자 화웨이가 발 빠르게 추격에 나선 점을 강조한 것이다. 화웨이뿐만 아니라 샤오미·레노버·러에코 등 다른 중국 업체도 글로벌 시장에서 '싸구려 중저가폰 이미지'를 깨기 위해 첨단 기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고급 스마트폰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화웨이의 메이트9은 뛰어난 카메라 성능과 인공지능(AI)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독일의 유명 카메라 업체 라이카와 전략적 제휴로 공동 개발한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다.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인 카메라 분야에서 명품 이미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의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했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사용자의 이용 행태를 분석한 뒤 앱과 사진, 동영상을 자동으로 정리하거나 앱 관리를 최적화하고 배터리 효율까지 높여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것이다. 또한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포르셰가 디자인한 '메이트9 포르셰 디자인'도 한정판 제품으로 함께 내놨다.
샤오미는 지난달 말 '미노트2'와 '미믹스'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미노트2는 노트7의 복제품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트7과 똑같이 양 측면을 곡선으로 휘게 만든 듀얼 엣지(Dual Edge)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응용프로세서(AP)는 노트7보다 한단계 높은 퀄컴의 스냅드래건821을 탑재했다. 뒷면 카메라는 2200만 화소, 앞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샤오미가 함께 내놓은 한정판 고급 스마트폰 미믹스는 6.4인치 대화면에 테두리를 없앤 이른바 '베젤리스(Bezelless)' 디자인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디자인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필립 스타크가 맡았다. 지문인식 센서와 카메라 주변을 18K로 도금해 고급 이미지를 덧붙이기도 했다.
러에코는 지난달 대화면 스마트폰 러프로3를 미국 시장에 내놨다. 초고화질(4K)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했다. 구글의 최신 픽셀폰과 동일한 최첨단 AP를 장착했다. 하지만 가격은 399달러로 삼성이나 애플 고급 스마트폰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의 IT 매체 더버지는 "가격을 고려하면 아주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폰"이라고 평가했다.
레노버는 최근 지문인식 기능과 듀얼 카메라에 구글의 증강현실(AR) 기술을 더한 팹2프로를 출시했다. AR 모드에서는 고양이나 용 같은 캐릭터가 현실에 있는 듯이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현대증권 김동원 기업분석부장은 "중국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기술력은 삼성전자나 애플과 차이가 없는 세계 정상급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인공지능 같은 최첨단 소프트웨어나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처럼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새로운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