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성완 기자 = 통합진보당 부정·부실 사태로 사퇴한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30일 "(구당권파)는 결국 이석기 의원을 지키려고 이정희 공동대표를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정희는 진보정치와 한국정치의 큰 자산이었고, 이석기 보다 100배는 중요한 사람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당권파에 대해)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분노를 느낀다"며 "진보정치의 아이콘을 정파의 대변인으로 전락시킨 행위는 용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전, 당의 실권을 갖고 있는 구당권파 쪽에 당원명부 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점을 바꿔야 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 했는데 전혀 듣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혁신의지를 의심했지만, 나중에는 문제인식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유 전 대표는 또 "논리와 사실을 다투기 전에, 이 정도 사안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전당대회 폭력사태 이후 그 쪽(구당권파)에서 누가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를 했느냐"고 지적했다.
비례대표 경선 이전부터 당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진영에서 각 지역 선관위를 장악하고, 당원명부를 멋대로 바꾸고, 당원이 떼지어 옮겨다녔다"며 "구리시 (지역구 후보 선출)경선에서 남양주 당원 약 20명이 이상한 명분으로 당적을 옮겨 투표를 했고, 간발의 차이로 당권파가 구리시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이정희 전 대표로부터 당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혁신이 없는)당에서 권유를 받아 당 대표나 대선후보가 돼서 뭘 할 수 있나. 그러려면 제가 민주당에서 박지원 원내대표하고 손잡고 정치하지 왜 이 당에 왔겠나"라고 답했다.
종북논란에 대해서는 "종북이 아니다. 다양성은 인정돼야 한다"라면서도 "다만 정당이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대한민국 헌법 위에서 기능하는 공당은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북주의 논란은 당의 한반도 평화정책을 새롭게 정립하는 가운데 해소돼야 할 문제고, 당내 공감대가 있었다"며 "아직 논의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